"新 AI 전쟁…MS가 먼저 웃었다"

입력 2023-06-18 18:27   수정 2023-06-26 17:13


챗GPT가 촉발한 생성형 인공지능(AI) 기술 경쟁이 글로벌 빅테크(대형 기술기업) 지도를 바꾸고 있다. AI 기술이 일상생활을 바꾸는 ‘게임체인저’ 역할을 하기 시작하면서 경쟁력을 갖춘 기업과 그렇지 못한 기업의 격차가 벌어지는 모습이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챗GPT를 개발한 오픈AI의 파트너사인 마이크로소프트(MS) 주가는 연일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MS는 지난 15일 뉴욕증시에서 전날 대비 3.2% 상승한 348.10달러에 마감했다. 종가 기준 사상 최고치다. 기존 최고치는 2021년 11월 19일 343.21달러였다.

지난해 미국 중앙은행(Fed)이 금리를 가파르게 올리면서 추락한 MS 주가는 올해 들어 45% 뛰었다. 시가총액이 2조5450억달러로 1위 애플(2조9090억달러)을 턱밑까지 추격했다. 2019년부터 오픈AI에 투자한 MS는 올해 1월 100억달러를 추가로 집어넣으면서 이 회사 지분 49%를 확보했다. 이후 챗GPT를 검색엔진 빙을 포함한 자사 전 제품에 탑재하며 AI 경쟁의 선두에 섰다.

‘AI 퍼스트무버’를 자처한 구글은 추격자 처지다. 구글은 AI 개발 조직을 딥마인드와 브레인 2개 체제로 운영하다가 지난 4월 ‘구글 딥마인드’로 통합했다. 두 개 조직을 경쟁 체제로 운영해왔지만, 결국 비효율을 극복하지 못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나스닥지수가 최고점을 찍은 2021년 11월 19일 2조달러 돌파를 앞둔 알파벳(구글의 모회사)의 시가총액은 지난 16일 기준 1조5720억달러로 쪼그라들었다. 하락 폭(-20.8%)이 같은 기간 나스닥지수(-14.7%)를 넘어섰다.

엔비디아는 하드웨어 분야에서 AI를 이끌고 있다. 지난달 30일 반도체 기업 중 처음으로 시총 1조달러를 돌파했다. 이 회사는 AI 학습에 꼭 필요한 반도체인 그래픽처리장치(GPU) 시장을 독점하다시피 하고 있다. AI용 GPU 분야 점유율은 95%(뉴스트리트리서치 조사)에 달한다.

"AI 경쟁력 약하다"…'클라우드 공룡' 아마존도 위기
계열사 아마존웹서비스(AWS)를 앞세워 디지털전환(DX) 시장을 주도하던 아마존은 챗GPT 출시 이후 입지가 흔들리고 있다. 주가가 고점 대비 30%가량 급락했다. FAANG(페이스북 애플 아마존 넷플릭스 구글)의 한 축을 이루는 아마존이지만, 인공지능(AI) 분야에서는 이렇다 할 혁신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AI보다 메타버스에 역량을 집중한 메타(옛 페이스북)도 시가총액이 나날이 줄어들고 있다. 2021년 1조달러 돌파를 목전에 뒀던 메타의 시총은 지난 16일 기준 7201만달러에 그쳤다. 넷플릭스도 마찬가지다. 코로나19 사태 종식과 디즈니플러스 등 다른 글로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와의 경쟁, 구독자 증가 한계 등으로 시총이 우하향하는 모습이다.

하드웨어 기업들은 분위기가 정반대다. 전기차업체 테슬라의 주가는 이달 들어 13거래일 연속 오르며 상장 후 최장 랠리를 이어가고 있다. 여기엔 포드와 제너럴모터스(GM)가 테슬라 충전 방식을 도입하기로 한 것이 영향을 미쳤다. 테슬라 충전소가 북미 전기차 충전 표준으로 자리 잡을 것이라는 기대가 주가를 밀어 올렸다. 미국 시총 1위 애플은 시종일관 주가가 탄탄하다. 최근엔 시총 3조달러 고지를 넘보고 있다. 이 회사는 이달 초 가상현실(VR)과 증강현실(AR)을 포괄하는 확장현실(XR) 헤드셋 비전프로를 공개했다. ‘착용형 공간 컴퓨터’로 불리는 비전프로가 대중화되면 스마트폰 이상으로 일상에 근본적 변화를 불러올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실리콘밸리=서기열/최진석 특파원 philo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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