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스트리밍 사이트 ‘누누티비 시즌2’가 문을 닫았지만 사태가 일단락된 것으로 보기 힘들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관심이 쏠리자 트래픽 급증에 따른 서버 운영 비용에 부담을 느낀 게 폐쇄한 ‘진짜 이유’로 거론되면서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누누티비 시즌2 운영진은 이날 “심사숙고 끝에 사이트를 종료한다”고 공지했다. 공지에는 “짧은 기간이지만 여러분의 많은 사랑과 관심에 감사드린다”, “시즌3 오픈 계획은 없으며 유사 사이트에 유의하길 바란다”는 내용이 담겼다.
누누티비 시즌2는 2021년 6월부터 올해 4월까지 운영됐던 불법 스트리밍 사이트 ‘누누티비’의 모방 사이트다. 영화 드라마 예능 시사교양 등 국내외 유료 콘텐츠를 불법 스트리밍하고, 홈페이지에 불법 도박사이트 광고를 노출하며 이익을 얻었다.
넷플릭스, 티빙, 웨이브 등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업계는 다른 이름으로 비슷한 사이트가 언제든 나올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이미 ‘티비위키’ 등 불법 스트리밍 사이트가 여럿 운영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콘텐츠를 불법 유통한 누누티비 운영진이 누구인지도 파악되지 않은 상태”라며 “‘불법 스트리밍을 해도 해외에 서버가 있으면 추적하거나 처벌하기 어렵다’는 인식이 퍼지면서 유사 사이트가 횡행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업계에선 누누티비 시즌2가 누누티비처럼 접속자 폭주로 불어나는 서버 운영비에 부담을 느껴 사이트 운영을 종료한 것으로 보고 있다. 서버 운영비가 사이트를 운영하면서 얻을 수 있는 광고 수익을 넘어서는 수준에 이르러 ‘밑지는 장사’를 하기 전에 폐쇄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설명이다.
정부는 유사 불법 스트리밍 사이트에 적극 대응하겠다는 방침이다. 하루에도 여러 차례 사이트를 차단할 수 있도록 대응 체계를 바꾸기로 했다. 이를 위해 과기정통부는 국내 OTT업계, 인터넷서비스사업자(ISP), 한국전파진흥협회(RAPA)와의 협력 체계를 재정비하기로 했다. 수작업으로 이뤄지고 있는 불법 사이트 탐지·대응 매뉴얼에 인공지능(AI) 기술을 접목하는 방안도 추진하기로 했다. 이 기술이 도입되면 새로 생긴 불법 사이트를 실시간 탐지할 수 있다.
정지은 기자 je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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