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자, 일본으로"…8년 만에 찾아온 역대급 기회

입력 2023-06-19 22:00   수정 2023-06-20 10:21

여름철 여행 성수기를 앞두고 저비용 항공사(LCC)들이 일본 노선 확충에 나섰다. 원화 대비 엔화 가치가 8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까지 떨어지는 역대급 '엔저'로 일본 여행 수요가 눈에 띄게 늘어나면서다.
일본 노선 확대 나선 LCC…특가 항공권 행사도
19일 업계에 따르면 성수기를 맞아 LCC들은 잇따라 일본 노선 증편 및 신규 취항에 돌입했다.

제주항공은 다음달 13일부터 인천~히로시마 노선 운항을 시작한다. 앞서 오는 22일부터 운항을 시작하는 규슈 지방 오이타에 이은 올해 두 번째 신규 취항 노선이다. 진에어 역시 다음달 17일부터 9월10일까지 부산~삿포로·후쿠오카 노선 운항을 주 7회 일정으로 재개한다. 에어서울도 다음달 7일부터 8월30일까지 인천~도쿄(나리타) 노선을 현행 하루 2회에서 3회로 확대 운항한다.

업계에 따르면 최근 일본 주요 노선 예약률은 80~90%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에어서울 관계자는 "엔저 현상이 이어지며 일본 노선 예약률이 크게 올라갔다. 여름 휴가 시즌에 맞춰 도쿄뿐 아니라 오사카 등 일본 노선을 증편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가 행사도 잇따르고 있다. 제주항공은 오는 30일까지 인천~히로시마 노선 특가 프로모션을 진행한다. 특가 항공권 탑승 기간은 7월13일부터 8월31일까지로 편도 총액 기준 8만2600원부터 구매할 수 있다. 에어서울도 다음달 11일까지 인천~도쿄 항공권 선착순 특가 이벤트를 실시한다. 7월7일~8월30일 운항하는 인천~도쿄 노선 항공권을 편도 총액 8만8000원부터 푼다.
일본 여행 수요 '꾸준'…8년 만의 '역대급 엔저'
여름 성수기를 맞아 해외여행 수요 회복세가 뚜렷한 상황에서 단거리 노선이 주력인 LCC들이 일본에 주목하는 모양새다. 원화 대비 엔화 가치가 8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까지 떨어진 만큼 여행 수요가 꾸준할 것으로 관측된다.

지난달 인천공항 운항횟수와 국제선 수송 인원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최대 수준을 기록했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인천공항 항공기 운항 횟수는 전년 동월보다 7.9% 늘어난 2만7860회로 2020년 1월 이후 최다 횟수였다. 해당 기간 국제선 여객 수송 인원 역시 436만3500명으로 2020년 1월(626만1700명) 이후 최다였다.

지난해 10월 약 3년 만에 일본 자유여행길이 열린 후 폭증한 관련 여행 수요는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항공정보포털시스템에 따르면 지난달 일본 여객은 75만453명으로 지난해 5월(2만6769명)보다 181.9% 뛰었다. 이달에도 이같은 추세가 이어지고 있다. 이달 들어 1∼19일 16만8252명이 국내 항공사의 인천~나리타(도쿄) 노선을 이용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1만9086명)에 비하면 781.5% 폭증한 수치다. 2019년 한·일 관계가 얼어붙으며 일본 제품과 여행 불매 바람이 분 ‘노 재팬(No Japan)’ 운동 전 수준으로 회복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박성봉 하나증권 연구원은 "지난달 인천공항 주요 노선 중 일본 노선 여객이 지난해 5월보다 2301.4% 뛰어 가장 높은 증가세를 기록했다. (코로나19 사태 전인) 2019년 5월의 95.6% 수준으로 코로나19 영향에서 완전히 회복했다"고 평가했다.


역대급 엔저로 일본은 해외 여행지 중에서도 가격 매력이 돋보이는 곳이 됐다. 원·엔 환율은 이날 장중 100엔당 800원대에 진입했다. 원·엔 환율이 800원대까지 내려간 것은 2015년 6월 말 이후 8년 만이다.

앞서 올해 1분기 해외를 찾은 한국 관광객 3명 중 1명은 일본을 향했다. 한국문화관광연구원관광지식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해외를 방문한 한국 관광객은 497만9000명으로 지난해 4분기(320만8000명)보다 55.2% 급증했다. 지난해 1분기(40만6000명)와 비교하면 1127.5% 폭증한 수치다. 특히 방일 관광객이 160만700명(한국은행 집계)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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