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부동산 플랫폼업체 직방에 따르면 2021년 하반기와 작년 상반기에 각각 149조800억원과 153조900억원 규모의 전세 거래가 발생했다. 2년 계약을 가정할 때 올 하반기~내년 상반기 1년 동안 302조1700억원 규모의 전세 만기가 도래하는 셈이다. 전국 아파트, 단독·다가구, 연립·다세대, 오피스텔의 월세가 ‘제로(0)’인 순수 전세를 계산한 수치다. 연간 전국 주택 전세 거래 총액이 300조원을 웃돈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주택 유형별로 살펴보면 아파트의 보증금 총액이 228조3800억원(75.6%)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연립·다세대(33조4200억원·11.1%), 단독·다가구(22조8100억원·7.5%), 오피스텔(17조5600억원·5.8%) 순서였다.
지역별로 따져보면 서울(118조6800억원·39.3%)과 경기(98조9300억원·32.7%), 인천(15조8200억원·5.2%) 등 수도권 비중이 77.3%에 달했다. 비수도권에선 부산이 12조1700억원으로 유일하게 10조원을 넘었다.
2020년 7월 ‘임대차 2법’(계약갱신청구권·전월세상한제) 시행 이후 전셋값이 오르기 시작해 2021년 말 정점을 찍었다. 하지만 고금리와 경기 침체 여파로 작년부턴 전셋값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아파트 전세가격지수는 87.2로, 2년 전(99)에 비해 11.8포인트 하락했다. 정부가 전세보증금 반환 목적에만 일시적으로 대출 규제를 완화하기로 했지만, 여전히 역전세난 우려가 큰 이유다.
아파트보다는 빌라 등의 보증금 사고 위험이 더 높아질 전망이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전국 연립·다세대주택의 전세가율은 80.3%로 아파트(72.3%)보다 높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미분양과 입주 물량이 많은 인천, 대구, 부산 등에서 보증금 미반환 리스크가 클 수 있다”고 말했다.
이인혁 기자 twopeopl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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