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방위적 타악 주자 황민왕과 즉흥음악 마스터로 불리는 사토시 다케이시가 서로의 장단을 맞대는 공연 '장:단(長短)'을 '2023 여우락 페스티벌'에서 올린다.
7월 8~9일 국립극장 하늘극장에서 공연하는 이 작품은 2015년 '여우락'에서 처음 만났던 두 연주자가 8년만에 다시 의기투합한 무대다.
두 연주자는 동양 타악과 서양 타악의 물리적 만남 그 이상의 화학작용을 끌어낸다. 장단과 리듬, 즉흥과 즉흥이 만나 동서양의 경계를 넘어서며 하나의 음악을 완성해 나가는 무대다.
공연은 먼 대륙(서양)의 리듬과 우리의 장단이 만나는 지점을 끊임없이 찾아가는 것에서 시작한다. 황민왕이 우리 전통 장단을 사토시 다케이시에게 제시하면, 다케이시는 자신만의 리듬을 더해 서로의 교집합을 축적한다. 강세를 어디에 둘지, 얼마나 밀고 당기며 연주할지에 따라 같은 박자로도 전혀 다른 리듬 형태를 만들 수 있는데, 이들은 자신만의 스타일을 토대로 장단과 리듬을 만들어 가면서 끊임없이 서로 연결되고 풀어지기를 반복한다. 그리고 그 과정을 통해 우리 전통 장단의 확장을 끌어낸다.
타원형의 단 위에서 70분간 펼쳐질 공연은 오로지 두 사람의 연주만으로 채워지며, 고요하면서 진중한 리듬부터 강렬한 색채의 리듬까지 우리의 오감을 깨우는 전율을 만들어간다.
한편 6월 30일부터 7월 22일까지 서울 국립극장 달오름극장·하늘극장·문화광장에서 열리는 '2023 여우락 페스티벌'은 국립극장 대표 여름 음악 축제다. 전통음악과 다양한 장르의 예술가들이 경계 없이 어우러지며 과감한 실험과 도전을 하는 장이다. 올해는 대금 연주자 겸 프로듀서 이아람이 예술감독을, 타악 연주자 황민왕이 음악감독을 맡았다. '축제하는 인간'을 주제로 12편의 공연을 선보인다.
신연수 기자 s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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