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06월 20일 17:19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롯데 계열사의 신용등급이 무더기로 하향 조정됐다. 그룹의 캐시카우(수익창출원)인 롯데케미칼은 AA+급에서 AA급으로 내려왔다.
20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나이스신용평가는 이날 롯데케미칼, 롯데지주, 롯데렌탈, 롯데캐피탈의 신용등급을 내렸다. 롯데케미칼은 ‘AA+(부정적)’에서 ‘AA(안정적)’로, 롯데지주는 ‘AA(부정적)’에서 ‘AA-(안정적)’로, 롯데렌탈은 'AA-(부정적)'에서 'A+(안정적)'로, 롯데캐피탈은 ‘AA-(부정적)’에서 ‘A+(안정적)’로 각각 하향 조정됐다.
앞서 나신평은 지난 10월 롯데지주, 롯데렌탈, 롯데캐피탈, 롯데케미칼을 신용등급 하향 검토 대상에 올린 바 있다. 한신평도 이날 롯데케미칼의 신용등급을 'AA+(부정적)'에서 'AA(안정적)'으로 하향 조정했다.
롯데그룹의 주요 현금 창출 계열사인 롯데케미칼은 차입금 부담이 가중된 게 발목을 잡았다. 나신평에 따르면 롯데케미칼의 순차입금 규모는 지난 3월 말 기준 3조3000억원으로 2021년 말 대비 4조원 이상 증가했다.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지분 인수와 인도네시아 라인프로젝트 등에 수조원대의 자금 소요가 발생한 것도 부담이다.
사업환경도 악화했다. 나신평은 “지난해 3분기 이후 수익성 지표가 개선되고 있지만 중국 업체들의 증설 등의 여파로 개선 폭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케미칼의 신용등급이 내려가면서 롯데지주, 롯데캐피탈 등의 신용등급도 줄줄이 떨어졌다. 핵심 자회사인 롯데케미칼의 지원을 받을 가능성을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롯데지주는 주요 자회사인 롯데케미칼의 신용도가 하향 조정된 데다 유상증자 참여에 따른 재무 부담 증가로 신용등급이 하향 조정됐다.
다른 계열사들의 신용도도 흔들리는 상태다. 롯데건설, 롯데하이마트 등은 여전히 신용등급 전망에 ‘부정적’ 꼬리표가 달려있다. 향후 신용등급이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뜻이다.
신용도 하락으로 롯데그룹의 유동성 확보에도 비상이 걸렸다. 앞서 롯데지주와 주요 계열사들은 지난 4월 4대 은행과 5조원 규모의 금융지원 협약으로 급한 불을 껐다. 하지만 신용등급 하향으로 회사채 시장에서 자금 조달이 어려워지면 다시 한번 유동성 위기에 시달릴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장현주 기자 blackse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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