툴젠과 라트바이오는 인공혈액용 유전자교정 소(사진)를 개발했다고 20일 발표했다. 업체 관계자는 “이종 이식(종이 다른 동물 간 이식)에 쓸 수 있는 소 모델도 추가로 개발할 것”이라고 밝혔다.
소를 비롯한 다른 동물의 혈액이 사람 혈관으로 들어가면 인체 면역계는 이를 적으로 인식해 공격한다. 툴젠과 라트바이오는 면역계인 항체가 적으로 인식하는 주요 항원을 크리스퍼 유전자가위로 미리 제거하는 방식으로 유전자 교정 소를 만들었다. 이를 통해 이종 이식의 가장 큰 걸림돌인 면역거부반응을 극복했다.
업체 측은 이렇게 만들어진 소를 활용해 인공혈액을 공급하는 것은 물론 알레르기 반응을 유발하는 항원을 제거한 알레르기프리 소고기 등도 개발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번에 개발한 유전자 교정 소는 경상북도 산하 축산기술연구소의 유전자변형생물체(LMO) 시험축사에서 관리, 사육될 예정이다.
국내에선 유전자 교정 소의 혈액 등을 연구용으로만 활용할 수 있다. 유전자 교정 소가 상용화되면 세계적 혈액 부족 상황을 해소하는 데 큰 보탬이 될 것이란 평가다. 세계보건기구(WHO) 등에 따르면 195개국 중 119개국에서 수혈 등에 필요한 혈액을 제때 공급받지 못하고 있다. 세계 각국이 인공혈액 개발에 뛰어드는 이유다.
미국 국방과학연구소는 2021년 5월 전시 수혈용 인공혈액 기술 개발 프로젝트를 통해 원료생산 단가를 크게 낮췄다. 지난해 7월 영국 브리스톨대 연구팀은 줄기세포로 만든 인공혈액을 사람에게 수혈하는 세계 첫 임상시험에 성공했다.
이병화 툴젠 대표는 “유전자가위 기술은 인공혈액 시장뿐만 아니라 이종 이식, 치료제 개발, 동식물 육종에 활용할 수 있다”며 “제품 생산 과정에서 다양한 기업과 협업할 것”이라고 했다.
남정민 기자 peux@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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