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 세계박람회(엑스포)’ 유치 경쟁은 사우디아라비아(리야드)의 ‘하드파워’와 대한민국(부산)의 ‘소프트파워’ 간 대결입니다.”
대통령실 한 관계자는 20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국제박람회기구(BIE) 총회의 2030 엑스포 4차 경쟁 프레젠테이션(PT) 직전 이번 유치 경쟁 구도를 이같이 설명했다. 한국은 이날 PT에서 K팝과 K콘텐츠로 대표되는 ‘K소프트파워’의 매력을 한껏 뽐냈다. 강력한 경쟁자인 사우디의 ‘오일머니’에 맞서 한국은 소프트파워를 통해 지구촌 문제 해결에 앞장서겠다는 비전을 제시한 것이다.
윤 대통령은 “전쟁으로 황폐화됐던 대한민국은 국제사회의 도움에 힘입어 첨단산업과 혁신 기술을 가진 경제 강국으로 변모했다”고 말했다. 이어 “대한민국은 그동안 받은 것을 국제사회에 보답하고자 한다”며 한국이 BIE 179개 회원국을 대상으로 1258개의 공적개발원조(ODA) 사업을 수행하고 있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부산 엑스포를 계기로 한국이 내놓는 지구촌 문제에 대한 비전과 해법을 ‘부산 이니셔티브’로 명명한 뒤 “한국의 개발 경험을 국제사회와 공유하고, 인류가 직면한 문제를 해결하는 데 앞장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부산 엑스포를 통해 세계의 청년들이 인류 공동체로서 함께 협력하는 것을 배우게 될 것”이라고 했다.
한국의 준비 상황에 대해 윤 대통령은 1993년 대전, 2012년 여수에서 두 차례 인정박람회를 개최했다는 사실을 소개한 뒤 “대한민국은 역사상 가장 완벽한 세계박람회를 만들 것”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윤 대통령은 또 “1851년 런던 엑스포는 영국 산업혁명을, 1900년 파리 엑스포는 프랑스 문화와 예술을 전 세계에 확산하는 계기가 됐다”며 “2030년 부산 엑스포는 경쟁의 논리에서 연대의 가치로 우리의 관점을 전환하는 엑스포로 기억될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윤 대통령에 앞서 연사로 등장한 가수 싸이는 자신의 대표곡 ‘강남스타일’에 지구촌이 하나 돼 열광한 경험을 들려주며 “당신이 듣는 음악부터 스마트폰, 자동차, TV에 이르기까지 한국의 영향력은 일상에 깊이 뿌리내리고 있다”고 했다.
세계적 성악가인 조수미는 부산 엑스포 유치 응원곡 ‘함께(We will be one)’의 뮤직비디오 영상을 통해 PT에 모습을 드러냈다. 걸그룹 에스파 리더인 카리나도 PT 시작과 끝부분에 오디션쇼 진행자로 영상 출연해 지원에 나섰다.
엑스포 전시회장 건설을 맡은 진양교 홍익대 건축도시대학원 교수는 친환경·탄소중립을 표방한 박람회장의 콘셉트를 설명했다. 디지털 아동교육 스타트업 에누마의 이수인 대표는 개발도상국 아동교육 등 글로벌 파트너십 강화를 위한 한국의 노력에 대해 발표했다.
김건희 여사는 ‘부산은 준비됐다(BUSAN IS READY)’라는 문구가 적힌 키링을 기획해 프랑스에서 각국 주요 인사들에게 나눠주기도 했다. 2030년 엑스포 개최지는 오는 11월 28일 파리에서 열리는 BIE 179개 회원국 비밀 투표를 통해 최종 결정된다.
파리=오형주 기자 oh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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