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버 색상 액세서리·Y2K룩…당신의 여름, 패션을 이끈다

입력 2023-06-21 16:43   수정 2023-06-29 19:54


한낮 최고 기온이 30도를 넘나들며 본격적인 여름이 시작됐다. 여름이 다가오면 패션업계는 급격히 분주해진다. 여름 의류는 가을·겨울에 비해 교체 주기가 빠르고 휴가철 극성수기에 수요가 부쩍 늘어나기 때문이다. 각종 유행을 반영한 의상, 액세서리, 신발 등이 출시된 패션 시장에서 올여름 트렌드를 정리해봤다.
‘실버’ 한 방울이면 나도 패션피플

패션업계에서 공통으로 지목한 올여름 대세 키워드는 ‘실버’다. 차가운 스테인리스 소재를 연상시키는 이 색상은 가방, 액세서리, 샌들 등에 다양하게 적용됐다. 패션플랫폼 무신사가 지난달 15일부터 이달 11일까지 검색어 데이터를 집계한 결과 ‘실버백’과 ‘실버 가방’ 검색량이 전년 동기 대비 10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무신사 스토어 여성 가방 카테고리 인기 순위에서도 상위 20개 제품 중 5개가 실버 색상이었다.

스트리트 패션 브랜드 ‘타입서비스’는 원단과 자수 모두 실버 색상을 적용한 캡 모자 ‘그래픽 엠브로이더리캡’을 출시했다. 신발 브랜드 ‘토앤토’가 지난달 말 ‘로우클래식’과 협업해 출시한 플립플롭은 실버 색상이 가장 먼저 품절됐다. 컨템포러리 가방 브랜드 ‘오소이’는 실버를 주 색상으로 2023 S/S(봄여름) 신규 컬렉션을 선보였다. 박찬호 무신사 매거진 에디터는 “시각적으로 차가운 느낌을 주는 ‘실버템’으로 포인트를 더하는 스타일링이 유행”이라며 “여러 카테고리에서 메탈릭 소재를 적용한 상품이 인기”라고 말했다.
다시 2000년대로…촌스러울수록 인기

Y2K 패션도 올해 본격 유행할 전망이다. Y2K 패션은 1990년대 말부터 2000년대 초까지 유행한 패션으로 카고 바지, 알이 얇고 작은 선글라스, 배를 드러내는 크롭티, 조끼 등이 해당한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촌스럽다’는 평을 받았던 아이템이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Y2K 패션이 슬슬 부활했다. 주머니가 많이 달려 군복을 연상시키는 카고가 대표적이다. 헐렁한 하의와 몸에 꼭 맞는 상의를 매치하는 코디가 몇 년째 인기를 끌자 통이 넓은 카고 바지를 크롭 티셔츠와 매치하는 패션이 자리 잡았다. 올해는 카고가 바지에 머물지 않고 치마류까지 확대된 모습이다. 축구 유니폼에서 영감을 받은 ‘블록코어’도 Y2K 트렌드 중 하나다. 블록코어는 사내(블록)와 평범한 멋(놈코어)이 합쳐진 단어로 축구 유니폼을 일상적인 패션 아이템과 연출한 스타일을 뜻한다. 코오롱FnC의 남성복 브랜드 ‘커스텀멜로우’가 이달 초 출시한 ‘사커 티셔츠’는 협업 제품 중 온라인 판매 1위를 기록할 정도로 뜨거운 반응을 이끌어냈다.


신세계인터내셔날 관계자는 “2000년대 초반에 유행했던 Y2K룩은 X세대(1970~1980년 초반 출생자로 1990년대의 문화를 이끌었던 세대)의 추억을 불러일으키고, 현 10~20대에게는 낯설지만 신선함을 선사해 두루 인기”라고 설명했다.
레인부츠, 라탄백으로 여름 패션 완성

올여름 긴 장마가 올 것이란 예보에 지난달부터 레인부츠를 찾는 소비자가 급증하고 있다. 레인부츠는 방수 기능이 있을 뿐만 아니라 장마철 패션 센스를 뽐낼 수 있어서다. 지난달 LF몰에서 레인부츠 키워드 검색량은 작년 동기 대비 26배, 전월 대비 6배 늘었고 명품 커머스 머스트잇도 5월 레인부츠 판매량이 전년 대비 618% 증가했다고 밝혔다. 헌터 플레이 톨 레인부츠, 문스타 레인부츠, 바버 남성용 님버스 웰링턴 레인부츠 등이 판매 상위에 올랐다. 위메프에서는 5월 29일부터 6월 11일까지 레인부츠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약 6배 늘었다.


핸드백은 소재가 다양해진 것이 특징이다. 무거운 가죽가방보다는 여름의 계절감을 고려해 공기가 잘 통하는 가벼운 소재가 주로 사용된다. 올해는 라탄, 라피아 등 밀짚 소재가 주목받고 있다. 가볍고 산뜻하면서도 세련된 느낌을 줄 수 있다. LF의 영국 클래식 브랜드 ‘닥스’는 LF몰에서 ‘썸머 홀리데이’ 기획전을 열고 ‘테슬 장식 라탄백’, ‘체크 메시 가방’, ‘플라워 캔버스백’ 등 다양한 소재의 핸드백을 판매 중이다. 행사는 다음달 3일까지 진행된다.


한경제 기자 hanky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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