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미엄 여행 가방 브랜드 리모와가 창립 125주년을 맞아 일본과 뉴욕, 독일을 돌며 순회전을 연다. 1898년 독일 쾰른에서 시작한 리모와의 시대별 변화 모습을 100점이 넘는 작품을 통해 만날 수 있다.
리모와는 지난 9일부터 18일까지 일본 도쿄에서 ‘SEIT(Since) 1898’ 전시를 진행했다고 21일 밝혔다. 이번 전시는 모듈 형태의 디오라마로 꾸몄다. 디오라마는 특정 대상을 같은 크기, 또는 일정한 비례로 축소해 모형을 만들고 배경을 설치해 하나의 장면으로 만든 것을 뜻한다.
리모와는 독일 본사에서 역사적인 제품을 공수하는 한편 여러 명의 공인이 실제로 사용 중인 제품을 빌려 전시를 준비했다. 긁히고 닳고 움푹 팬 흔적들이 그대로 남아있지만, 일부러 광을 내거나 수선하지 않았다. “리모와 애호가와 함께 세계를 누비며 얻은 상흔은 아름다운 추억”이라는 게 리모와의 설명이다.
1919년 발명된 융커스 항공기의 외장에 경의를 표하는 뜻으로 리모와가 1950년에 처음 도입한 ‘그루브 알루미늄 케이스’뿐 아니라 바이올린, 와인 캐리어 등의 특별한 케이스들이 전시됐다. 수프림, 오프화이트, 포르쉐, 디올 등 다양한 브랜드와의 협업 제품도 집중 조명됐다.
아티스트 파비안 베르그마르크 나스만은 번쩍이는 뿔이 솟아난 알루미늄 케이스를 전시해 주목받았다. 한국의 전통가구 머릿장과 리모와의 특징을 결합한 알루미늄 장식장을 선보인 김현희 작가도 이번 전시에 소개됐다. 테니스 스타 로저 페더러의 리모와 케이스도 관심을 끌었다. 그는 오리지널 트렁크 플러스 실버 수트케이스를 애용하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SEIT 1898’은 일본에 이어 오는 9월 뉴욕에서 전시를 진행한다. 내년 봄에는 리모와가 탄생한 쾰른으로 되돌아오며 순회전을 마무리한다.
에밀리 드 비티스 리모와 제품·마케팅 부문 수석 부사장은 “리모와는 정교하고 꼼꼼한 제작기법을 고수하는 정통성을 유지하면서도 혁신을 추구하는 브랜드로 자리매김해왔다”며 “이번 전시는 오랜 기간 한 우물을 파는 브랜드의 강력한 힘을 느낄 수 있도록 기획했다”고 설명했다.
리모와는 여행 가방 전문 브랜드다. 1937년 창립자의 아들인 리처드 모르스첵이 항공기용 알루미늄을 활용한 경량 금속 여행가방을 세계 최초로 선보이며 ‘가볍고 튼튼한 명품 여행가방’이라는 명성을 얻었다. 2000년 세계 최초로 선보인 폴리카보네이트 소재의 경량 가방도 스테디셀러다. 리모와는 2017년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에 인수됐다.
하수정 기자 agatha77@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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