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왓챠, 자회사 블렌딩 오지큐에 매각…숨통 트이나

입력 2023-06-21 15:57   수정 2023-06-21 17:25

이 기사는 06월 21일 15:57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업체 왓챠가 자회사 블렌딩의 경영권을 콘텐츠 플랫폼 스타트업인 오지큐에 매각을 앞두고 있다. 매각가는 약 80억원이다. 경영난을 맞아 구조조정을 진행 중인 왓챠 입장에서 일부 유동성 확보에 성공해 숨통을 트였다는 평가다.

2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왓챠는 음원 제작 및 유통업체 블렌딩의 지분 51%를 오지큐에 넘기는 주식매매계약(SPA)를 체결했다. 양측은 이르면 내달 잔금납입을 마치고 거래를 종결하겠다는 계획이다. 지분 51%의 가격은 약 80억원으로 책정됐다.

블렌딩은 음원을 제작하고 유통하는 업체로 2017년 SBS콘텐츠허브와 문화방송(MBC)이 합작해 설립했다. 이후 2021년 왓챠의 음악사업부와 합병하면서 왓챠가 지분 51%를 보유한 최대 주주로, MBC가 49%를 보유한 2대 주주로 남았다. MBC와 SBS 등 방송국에 예능과 드라마에 쓰이는 음원을 제작해왔다. '이태원클라쓰' 등 인기 드라마의 OST를 제작한 곳으로 유명하다. 매각 초기만 해도 전체 기업가치 기준 400억원이 거론됐지만, 절차가 장기화하면서 가치가 다소 하락했다.

회사의 성장성은 글로벌 팬덤 플랫폼 'Mubeat'에 있다. 블렌딩은 이 플랫폼을 선보여 K팝 팬덤시장을 겨냥한 사업을 진행해왔다. 출시 4년 만에 누적 다운로드 750만건을 기록했다. 최대 MAU(Monthly Active User)도 280만여명에 달한다. 현재 지상파 음악방송의 투표를 진행하고 40여개국에 다국어 자막 지원 음악영상 클립을 제공하고 있다. 추후 K팝 관련 굿즈 판매, 자체 콘텐츠 제작 등의 기능을 추가할 계획이다.

컨텐츠 스타트업인 오지큐는 배경 화면 다운로드 앱 ‘OGQ 백그라운드’로 인기를 끈 스타트업으로 2011년 설립했다. 200개국에서 누적 2억5000만 건 이상이 다운로드됐다. 2017년엔 네이버로부터 75억원, 2019년 아프리카TV로부터 50억원을 투자받기도 했다.

이후 다수의 컨텐츠 분야 M&A를 통해 사세를 키웠다. 2018년 네이버의 콘텐츠 유통 플랫폼 ‘그라폴리오마켓’을 시작으로 네이버의 워치페이스(시계 배경 화면) 서비스 ‘워치마스터’, 이모티콘·스티커 플랫폼 ‘리슨소프트’, 외상결제 커머스 ‘우먼스톡’ 등을 줄줄이 인수했다.

블렌딩의 매각 성사를 시작으로 경영난에 처한 왓챠의 매각이 성사될지도 관전 요인이다. 그동안 시장에선 왓챠 자금난을 해소하기 위해 경영권 매각을 추진해왔지만 성사되지 못했다. 최근까진 LG유플러스와 협상을 벌여왔지만 결국 결렬됐다.

차준호 기자 chac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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