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만 있는 줄 알았는데…한국에도 매장이 생기네요."
21일 오후 서울지하철 홍대입구역 인근 한 통유리로 구성된 매장 앞에 사람들이 삼삼오오 몰려들었다. 오는 23일 나이키가 국내에 첫 매장을 여는 '조던 월드 오브 플라이트 서울 홍대’ 매장이 개점 준비하는 모습을 구경하려는 이들이었다. 일부는 마이클 조던의 시그니처 포즈를 따라하며 사진을 찍기도 했다. 조던 월드 오브 플라이트 서울 홍대는 조던 브랜드만을 위해 만든 콘셉트 매장이다. 이탈리아 밀라노, 일본 도쿄에 이어 전 세계 세 번째로 문을 연다.
조던 월드 오브 플라이트가 들어서는 이 매장은 기존에도 '홍대 조던숍'으로 나이키 농구화 에어 조던 마니아들 사이에서 입소문 난 곳이었다. 한정판 제품이나 인기 품목이 입고될 때마다 오픈런하는 이들로 인산인해를 이뤄 '성지'로 통하던 곳인데 아예 조던 제품 전문 매장으로 탈바꿈하는 셈이다.
개장되기도 전에 이날 매장 앞을 찾은 대학생 이호진 씨(23)는 “조던 월드 오브 플라이트 매장이 국내에도 생긴다고 해서 매장 앞이라도 구경해 보려고 경기도 안성에서 왔다”면서 “개점일에는 오전부터 오픈런을 해서라도 매장 내부를 둘러볼 것”이라고 말했다.
'슈테크(신발+재테크)족'이 늘면서 신발 리셀(인기 있는 물건을 제 가격이나 비교적 싼 가격에 사서 비싸게 되팔아 돈을 버는 일)이 활발해지고 마이클 조던의 인기가 높아진 현상이 맞물리면서 국내에서는 조던 관련 전문 매장이 속속 생겨나는 추세다.
에어 조던 시리즈는 스포츠 브랜드 나이키의 제품 라인 중 하나였으나 현재는 나이키의 자회사로 분리돼 독립 브랜드로 확대 운영하고 있다. 연간 40억달러(약 5조1700억원)를 벌어들이며 매장은 마이클 조던이 승인이 있어야만 설립이 가능하다.
특히 국내 시장에서 조던 성장세가 가파르다. 조던은 나이키가 운영하는 애플리케이션(앱)에서 소비자들이 가장 검색을 많이 하는 카테고리로 꼽힌다. 한정판이 나왔다 하면 오픈런 행렬이 이어지고 리셀 값도 빠르게 오른다. 일례로 지난 4월 트래비스 스캇과 나이키의 콜라보 스니커즈 '나이키 트래비스 스캇 조던 1 로우 미디움 올리브' 제품은 출시가 17만9000원이지만 리셀가는 인기 사이즈 기준 200만원이 넘는다.
조던 월드 오브 플라이트 글로벌 세 번째 매장을 여는 지역으로 한국이 꼽힌 이유다. 킴벌리 창 멘데스 나이키코리아 사장은 "조던 월드 오브 플라이트 서울 홍대가 조던 마니아들이 상호작용하는 허브 역할을 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했다.
구매한 운동화를 꾸밀 수 있는 ‘커스텀’ 공간도 마련돼 있다. 소비자들이 원하는 소재를 활용해 자신만의 조던 제품을 직접 만들어 볼 수 있다. 스니커즈 관리와 보존에 대한 안내 및 교육도 제공할 예정이다. 매장 곳곳에는 조던 브랜드를 형상화한 작품들이 비치됐다. 벽에는 농구 골대에서 영감을 받은 작품을 설치했으며 피팅룸 바닥은 조던의 등 번호인 ‘23’으로 장식했다. 다음 달 출시될 ‘SNKRS’ 앱에서 예약한 상품을 수령할 수 있는 픽업 공간도 있다.
나이키는 매장 오픈을 기념해 신제품 ‘조던 루카 2’ 농구화를 전 세계 최초로 발매할 예정이다. 글로벌 시장에서 공식 출시되는 시기는 다음달이다. 조단 마니아들은 각종 SNS에서 조던 루카 2 출시 소식을 공유하며 구매 대란 사태를 예고하고 있다. 나이키코리아 관계자는 “월드 오브 플라이트 서울 홍대는 조던 브랜드가 국내 소비자들과 한층 더 가까워지는 공간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안혜원 한경닷컴 기자 anh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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