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환 고양특례시장(사진)은 21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경기북부특별자치도가 출범한다고 해서 지역의 성장 기반이 저절로 구축되는 게 아니다”며 “수도권 개발을 제한하는 해당 법의 규제 완화 등 선행 조치가 전제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기도의 31개 시·군 가운데 경기북부지역은 포천, 남양주, 가평, 구리, 양주, 파주, 고양, 동두천, 연천, 의정부(10개 시·군)를 말한다. 경기도는 경기북부지역을 특별자치도로 행정 개편하려는 구상을 하고 있다. 2025년까지 국회에서 관련 특별법이 제정되면 2026년 7월 1일 공식 출범을 추진하겠다는 게 경기도의 계획이다.
군사시설보호구역과 환경보존구역이 많은 경기북부지역은 그간 경기남부에 비해 발전이 더뎠다. 이 시장은 “경기북부의 지역 내 총생산액은 남부의 21%, 사업체 수는 35%, 도로 인프라는 40%, 재정자립도는 65% 수준”이라며 “고양시의 최대 기업은 고양시청이라고 말할 정도로 수도권정비계획법 등 각종 규제에 묶여 기업 유치가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각종 규제를 풀어주지 않은 채 특별자치도만 먼저 출범하면 북부지역의 경제 환경은 더 열악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기업 유치와 산업단지 구축에 어려움을 계속 겪으면서, 재정 지원은 자치도 명분 때문에 오히려 줄어들 수 있어서다. 경기북부지역은 그동안 각종 규제로 묶여 있는 탓에 경기도 지방정부의 재정 지원을 받아왔다.
이 시장은 지난달 경기북부지역의 경제 활성화와 특별자치도의 성공적인 출범을 위해 9개 시·군에 ‘경기북부경제공동체’ 구성을 공식 제안했다. 수도권정비계획법의 권역 조정, 공장총량제 등 규제 완화와 행정·재정적 권한 확대 등 주요 현안에 공동 대응하기 위해서다. 이 시장은 “경제공동체가 출범하면 경기북부지역 전체에 대한 과밀억제권역 해제는 불가능해도 일부 지역 조정은 충분히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시장은 “경기도는 경기북부특별자치도 설치 의지를 보여주는 차원에서 기존 행정·재정 권한을 10개 시·군에 대폭 이양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고양=강준완 기자 jeff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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