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수목원정원관리원(이사장 류광수·이하 한수정)이 세계 최고 수준의 종자정보 구축 및 빅데이터를 활용한 산림 바이오 기술개발 선도기관으로 도약하고 있다.
27일 한수정에 따르면 미래 바이오산업을 선도하기 위해 최근 산림바이오산업 활성화를 기관 혁신사업으로 정하고, 산림바이오산업 발전의 기틀을 다지고 있다.
한수정은 지난 1년간 국내 식물 종자의 90%에 달하는 종자정보 빅데이터를 구축하고, 산림생물자원 증식 재배기술을 개발해 체계적인 공급 체계를 갖췄다.
○종자정보 빅데이터 기업에 개방
한수정은 2021년부터 5년간 100억원의 예산을 들여 자생식물 종자정보 IP(Information Provider) 시스템 구축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야생식물의 체계화된 보존 시스템을 개발하고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해서다. 한수정은 자생식물 종자 조사·분석과 재배, 저장, 유용성과 관련한 다양한 연구정보를 구축하고 있다.
한수정은 생태복원협회(SER)가 운영하는 세계 최대의 종자 데이터베이스인 SID(종자정보 총량)가 보유한 18만2232건의 정보 중 16%에 달하는 정보를 확보했다. 나채선 국립백두대간수목원 야생식물종자연구실장은 “밤낮없는 노력 끝에 지난해 자생식물 2034종 2만9288건의 정보를 구축했다”며 “우리나라 종자를 맺는 자생식물의 90%에 해당하는 수치”라고 설명했다.
한수정은 지난해 종자정보관리시스템을 개발, 공개했다. 기업, 임·농가, 연구기관, 개인이 이 시스템을 통해 종자정보를 검색하고, 분양받을 수 있다. 한수정은 바이오 기업이 필요한 재배·증식 매뉴얼을 개발하고, 자생식물 복원을 위한 복원 소재 공급체계도 구축했다.
엑스알에이아이는 한수정이 개방한 종자 이미지 빅데이터를 활용, 종 판별 신기술 개발에 성공했다. 이 회사는 지난해 민관협력 오픈이노베이션사업 인공지능 분야 최우수 스타트업 기업으로 선정됐다.
○증식·재배기술로 지역경제 활성화
한수정은 산림생물자원의 수요 맞춤형 증식·재배기술 개발 및 공급으로 지역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한수정은 지역 농가들이 생산한 자생식물을 활용해 매년 꽃축제를 개최한다. 지역 농가에 증식·재배기술을 보급하고 농가들은 축제에 필요한 식물과 원료를 국립백두대간수목원과 국립세종수목원에 공급한다.
한수정은 지난해 68개 농가와 계약재배를 통해 13억9000만원의 농가 소득과 121명의 일자리를 창출했다. 신규 판로개척을 위해 직거래 판매장인 정원장터를 운영하는 등 정원 산업계 매칭을 통해 5억4000만원의 농가 추가 소득을 창출했다. 수입 대체품인 털부처꽃 신품종 ‘백두분홍’을 개발·출원하는 성과도 거뒀다.
축제에 사용된 털부처꽃은 민간기업과 공동연구를 통해 화장품 소재로 거듭났다. 한수정은 피텐과 공동연구에 나선 결과 털부처꽃에서 피부와 머릿결에 좋은 성분을 추출하는데 성공했다. 김영수 국립백두대간수목원 산업화연구실장은 “농가로부터 공급받은 털부처꽃은 국민들에게 축제의 볼거리로 제공되고 축제가 끝난 뒤 자원 재순환 업사이클링 연구를 통해 선순환하는 성과를 거두고 있다”고 강조했다.
○지역특화 소재 활용한 바이오 제품
바이오기업 지원사업도 뚜렷한 성과를 나타내고 있다. 그린코스와 더마랩은 최근 한수정과 공동연구를 통해 둥근매듭풀과 털여뀌 등 자생식물 추출물에서 피부 항노화 효능이 있음을 입증했다. 이 결과는 국제화장품원료집(ICID)에 등재됐고, 한수정은 두 기업과 공동으로 특허 출원했다. 우리아이들플러스는 친환경 컨셉의 자생식물 종자 활용 신제품을 개발해 해외 수출길에 올랐다.
이 회사는 ‘2022 파리 화장품 산업박람회 코스메틱 360’에서 아시아 최초로 ‘코스메틱 360 어워드’를 수상했다. 한수정은 이 밖에 산림 버섯, 소나무 정유, 털부처꽃 등 지역특화 소재 및 식물을 활용한 8건의 제품 개발을 지원하는 등 바이오산업을 육성하는 대표 기관으로 자리매김했다.
류광수 이사장은 “지난 1년간 산림바이오 소재 기술개발을 활성화하고 바이오산업 발전의 기틀을 다지기 위해 노력했다”며 “지속적인 산림생물자원 보존과 활용을 위한 연구 교류를 통해 야생식물·종자의 유용가치를 발견하고, 바이오 소재 제품을 개발해 지역경제 발전에 이바지하겠다”고 말했다.
강태우 기자 ktw@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