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부산은 세계적 해양도시…디지털 첨단 엑스포로 만들 것"

입력 2023-06-21 23:57   수정 2023-06-29 19:36


윤석열 대통령이 “‘2030년 부산세계박람회’(엑스포)를 디지털 첨단 엑스포로 만들겠다”고 21일 약속했다. 프랑스 파리 인근 이시레물리노 스포츠센터에서 열린 ‘부산세계박람회 공식 리셉션’에서다. 윤 대통령은 엑스포 개최지를 선출하는 국제박람회기구(BIE) 회원국 대표단을 초청해 한국에 대한 지지를 당부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김동선 한화 부회장, 조원태 대한항공 회장 등 대기업 총수들과 가수 싸이도 1 대 1 홍보에 나섰다.
“피란민 도시에서 세계적 해양 도시로”
윤 대통령은 부산의 과거와 미래를 부각하면서 엑스포 유치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황폐화됐던 부산이 세계적인 해양 도시로 거듭난 역사를 언급하면서 그 경험을 국제사회와 공유하는 계기로 삼겠다는 의미다. 리셉션장에 상영한 홍보 영상도 6·25전쟁 당시 피란민이 가득한 부산항의 모습과 현재 부산의 모습을 함께 보여줬다.

윤 대통령은 “부산은 전쟁의 아픔 속에서 피란민이 넘쳐나던 곳에서 한국 경제 발전과 자유민주주의의 산실로 거듭난 상징적인 도시”라며 “국제사회가 보낸 원조물자를 받아 생존하던 부산이 세계적인 해양 도시로 거듭나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2030 부산엑스포에서는 대한민국의 경제 개발 경험을 국제사회와 공유함으로써 우리가 국제사회로부터 받은 도움에 보답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또 “지금 이 자리에는 한국의 첨단 산업을 이끄는 주요 기업이 함께하고 있다”며 “세계 각지의 민간 기업이 부산에서 새로운 비즈니스를 창출하고 더욱 자유롭게 교류하게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후 윤 대통령과 대기업 총수 등 참석자들은 각 테이블에 흩어진 BIE 회원국 대표단을 개별적으로 접촉했다. 이날 세계랭킹 1위 비보이팀인 진조크루는 국악 선율에 맞춰 역동적인 공연을 선보였다. 리셉션에는 총 400여 명이 참석했다.
사우디 앞서가지만…대역전극 가능
파리에서 열린 172차 BIE 총회는 2030년 엑스포를 유치하기 위한 후보국의 각축전이었다.

3개 후보국은 이번 총회에서 서로 다른 전략을 내세웠다. 리야드를 유치 도시로 내세운 사우디의 전략은 막대한 자금력을 기반으로 한 ‘물량 공세’였다. 파리 에펠탑 주변에 ‘리야드 2030’ 전시회를 열고, 파리 택시에도 광고를 게재했다. ‘실세’인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가 파리에서 유치 활동을 벌였다. 엑스포에 78억달러(약 10조원)를 투자하겠다는 의사도 밝혔다.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살해 사건과 인권 탄압 논란 등이 걸림돌이다. 사우디는 70여 개국의 지지를 확보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탈리아는 로마의 전통을 무기로 내세웠다. 조르자 멜로니 총리가 BIE 총회에 참석하는 등 유치에 강한 의지를 보였다. 유럽 국가들이 인접한 이탈리아를 지원할 가능성이 높다는 게 강점이다. 로마의 노후한 교통 인프라는 약점으로 거론된다.

한국 정부 당국자들은 사우디가 앞서가고 있다는 사실은 인정하지만 최근 흐름이 나쁘지 않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부산은 엑스포 실사단으로부터 가장 높은 점수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20일 윤 대통령이 연사로 나선 프레젠테이션에 대한 평가도 사우디와 이탈리아보다 긍정적인 것으로 정부는 보고 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한 회원국 대표는 ‘윤 대통령의 PT가 완벽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결선투표에 들어가면 한국에 승산이 있다는 전망도 있다. 1차 투표에서 3분의 2 이상 득표하는 국가가 없으면 1, 2위 후보국 간 결선투표를 치른다. 한국이 결선투표에 올라간다면 1차 투표에서 로마를 지지한 국가들이 한국의 손을 들어줄 수 있다는 의미다.

파리=오형주 기자 oh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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