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하남시의회 한 공무원의 과다 출장 의혹에 대해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21일 하남시의회 등에 따르면 하남경찰서 지능범죄수사팀은 이 의혹의 당사자로 지목된 의회사무국 소속 공무원 A씨와 관련한 고발장이 접수됨에 따라 지난 16일 시와 시의회에 관련 자료 제출을 요구하는 협조공문을 보냈다.
앞서 A 공무원은 석연치 않은 출장을 자주 나가고, 인신공격성 글을 SNS에 게시하는 등 부적절한 처신을 했다는 의혹이 일면서 직무 유기 혐의로 고발됐다.
시의회에 따르면 A 공무원은 지난해 1월부터 지난 5월 23일까지의 근무일 343일 중 73% 가량인 251일을 '지역상황 파악'이란 이유로 출장을 나갔고, 여비로 267만원을 수령했다. 출장일 251일 중 59일은 행정사무 감사, 예산·조례 심의 등 시의회 회기 일정과 중복됐던 것으로 파악됐다.
앞서 A공무원은 의혹이 확산되자 지난달 12~13일 페이스북에 "날 기분 나쁘게 하는 분(?)들과 한판 뜨려고~", "이 개 X~~ 다 죽이고 싶다" 등의 내용을 담은 글을 올렸다가 부적절한 처신이라는 지적이 일자 관련 글을 내리기도 했다.
지난달 30일 시의회 국민의힘 소속 의원 5명 전원이 행안부에 조사 의뢰서를 보냈다. 이후 경찰 고발이 이어지면서 시의회는 A씨의 출장 명세와 여비 지급 자료, 인사기록, 현재 업무분장 자료 등을 경찰에 제출했다. 고발인이 누군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지난달 중순부터 A 공무원의 의혹에 대해 자체 경위 파악에 나선 하남시 감사관실은 조사가 마무리되지 않아 경찰에 넘길 자료 제출 시기를 검토 중이다.
A 공무원은 지난달 25일 이후 병가와 장기 재직 휴가, 연차 휴가를 계속 연장해가며 출근을 미뤄 조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A 공무원은 언론에 '잘못한 것이 없다'는 취지의 문자 답변을 보낸 바 있다.
잦은 출장에 대해 그는 "의장과 의원들의 원활한 의정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선거법에 위반되지 않은 범위에서 의회와 집행부 관련한 지역 여론과 민원을 청취하는 것도 본연의 업무"라고 주장했고, SNS에 올린 인신공격성 글 관련해선 감정이 앞섰다며 유감의 뜻을 밝혔다.
이 의혹과 관련해 파장이 확산하자 강성삼 하남시의회 의장은 지난 21일 사과와 함께 재발 방지를 약속했다.
강 의장은 입장 자료를 통해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상식적이지 않은 과다 출장이 시민의 이해를 얻기 어려울 것"이라며 "가장 공정해야 할 공공기관에서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해 참담하고, 의장으로서 책임을 통감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하남시 감사관실 조사 결과가 나오는 즉시 법과 원칙에 따라 무관용 원칙으로 이번 사안을 처리해 공직기강을 엄정하게 세우겠다"고 강조했다.
김대훈 기자 daep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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