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을 국빈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는 22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한·베 문화교류의 밤’ 행사에 참석했다. 이날 행사에는 베트남의 ‘국민영웅’으로 칭송받는 박항서 전 베트남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도 함께해 눈길을 끌었다.
이날 저녁 한·베 문화교류의 밤 행사가 열린 베트남 국립컨벤션센터(NCC)는 3000여명의 K팝 팬들로 가득찼다. 상당수 현지 소녀팬들은 공연 시작 전부터 자신이 응원하는 아이돌그룹 멤버의 플래카드와 야광봉 등을 흔들며 매우 들떠 있었다.
박항서 감독이 무대에 등장하자 베트남 소녀팬들은 일제히 일어나 손을 흔들며 환호했다. 박 감독은 베트남축구협회와 계약 만료로 지난 1월31일 베트남 축구 국가대표팀 지휘봉을 내려놨다. 하지만 베트남에서 인기는 여전히 식지 않았음을 보여줬다.
사회를 맡은 그룹 AB6IX(에이비식스) 멤버 이대휘와 베트남 측 후엔 짱의 인사 직후 윤 대통령 부부는 보 티 아잉 쑤언 베트남 국가 부주석과 함께 입장했다. 윤 대통령 부부는 관객들이 무대를 보며 환호성을 지르자 관객석을 돌아보며 미소를 지었다.
이어 한국과 베트남 수교 31년 역사를 보여주는 ‘각자의 자리에서 피어난 두 개의 빛’이라는 영상이 상영됐다.
공연에서는 AB6IX와 베트남 현지 K-팝 커버댄스팀이 AB6IX의 곡인 합동 무대를 펼쳤다. V-팝 인기가수 민은 평소 즐겨 부르는 아이유의 <나의 옛날이야기>를 한국어로 불러 눈길을 끌었다.
이번 행사는 베트남에서 사랑받는 K-팝과 최근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V-팝이 함께하는 공연을 통해 양국의 문화적 공감대를 강화하고, 미래 세대 간 우호와 화합을 증진하고자 하는 취지에서 기획됐다.
윤 대통령 부부는 공연이 끝나자 출연진들을 만나 격려했다. 윤 대통령은 아이유 노래를 부른 베트남 가수 민에게 “한국어 공부를 아주 많이 한 것 같다. 한국어로 부른 노래 잘 들었다”고 칭찬했다.
AB6IX에게는 “젊은 사람들이 왜 K-POP에 열광하나 했는데 나도 가슴이 뛰었다”며 “모든 세대가 다 공감할 수 있는 것 같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몬스타엑스 기현에게는 “솔로로 나섰음에도 카리스마 있게 무대를 압도하며 노래를 잘 불렀다”고 격려했다.
하노이=오형주 기자 oh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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