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뜰폰의 진격…서비스 다양, 가입자 '쑥'

입력 2023-06-25 09:00   수정 2023-06-26 16:24

요즘 이동통신업계에선 “알뜰폰의 진격이 심상치 않다”는 얘기가 자주 나온다. 누릴 수 있는 서비스가 다양해지면서 가입자 규모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어서다. 낮은 요금 말고는 별다른 매력이 없다는 건 옛말이다. 편의점 할인 등 제휴 쿠폰을 매월 제공하는 형태의 멤버십은 기본이 됐다. 최근엔 단말기 구매 가격의 최대 50%를 현금으로 보상하는 서비스까지 등장했다.
○“통신 3사 서비스 안 부럽네”
26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올해 들어 새로운 알뜰폰 서비스가 쏟아지고 있다. KT엠모바일이 지난 19일 자급제 단말기 구매가의 최대 50%를 현금으로 보상하는 ‘자급제 보상 서비스’를 출시한 게 대표적이다. 기존 통신 3사의 단말기 보상 서비스처럼 재약정 조건 없이 단말기 가격의 일부를 현금으로 되돌려준다.

MZ세대가 ‘알뜰폰 요금제+최신 자급제폰’ 조합을 선호한다는 점에 착안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KT엠모바일 관계자는 “최근 알뜰폰 가입자의 자급제 단말기 이용률이 90%에 달한다”며 “통신비를 절감하되 최신·최고급 기종의 스마트폰을 구매하는 자급제족이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KT엠모바일 가입자 누구나 18개월간 자급제 보상 서비스 전용 부가서비스를 이용한 뒤 보상 신청을 하면서 단말기를 반납하면 현금을 돌려받을 수 있다. 부가서비스는 △아이폰형(월 6600원) △안드로이드형(월 8800원) △폴더블형(월 1만2650원) 등 3종이다.

대리점이 많지 않다는 약점은 가전업체 위니아의 고객서비스센터 위니아에이드와의 제휴를 통해 보완했다. 신규 가입 후 19~21개월이 지난 시점에 전국 위니아에이드센터와 위니아딤채스테이 직영 매장에서 보상 신청을 하면 된다. 아이폰은 최대 50%, 삼성전자 갤럭시 시리즈와 폴더블폰은 최대 45%를 현금으로 되돌려준다.
○멤버십 쿠폰·요금제 다양해져

KT엠모바일은 지난 5월부터 매월 제휴 쿠폰을 무료로 제공하는 ‘M쿠폰’ 서비스도 내놨다. 매월 제휴 쿠폰을 제공하는 멤버십 서비스는 그동안 SK텔레콤·KT·LG유플러스 등 통신 3사 이용자만 누리던 혜택이다. M쿠폰 서비스는 실적이나 등급에 상관없이 가입자 누구나 이용할 수 있다. 편의점(이마트24), 홈쇼핑(KT알파쇼핑), 여행 플랫폼(아고다) 등 제휴사 쿠폰을 매월 선착순 3만 명에게 지급하는 형태다.

LG헬로비전의 헬로모바일은 지난 14일 월 3만원대에 무제한 데이터를 쓸 수 있는 실속형 5세대(5G) 요금제를 선보여 주목받았다. 알뜰폰업계에서 3만원대 5G 무제한 단말 요금제를 내놓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헬로모바일 측은 “5G 알뜰폰에 부담 없이 입문할 수 있도록 마련한 프로모션”이라고 설명했다. 이 프로모션 요금제는 월 3만7000원에 음성·문자 무제한, 데이터 12GB를 제공한다. 데이터 기본 제공량을 소진하면 1Mbps 속도로 무제한 이용할 수 있다.

이동통신업계는 알뜰폰 업체들의 동향을 주시하고 있다. 통신 3사를 고집하던 ‘콘크리트층’의 마음을 흔들 여지가 있다고 판단해서다. 업계 관계자는 “알뜰폰으로도 요금 외 다양한 서비스를 충분히 누릴 수 있다는 인식이 확산하고 있다”며 “20~30대 고객을 중심으로 통신 3사를 이탈하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지난 4월 알뜰폰 가입자는 1389만 명을 기록했다. 1년 전(1120만 명)보다 24% 증가했다. 알뜰폰과 시장 3위인 LG유플러스의 격차는 404만 명에서 218만 명으로 좁혀졌다.

이달 말 발표되는 5월 이동통신 가입 통계에선 알뜰폰 가입자가 1400만 명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LG유플러스 자리를 위협할 정도로 알뜰폰 성장세가 매섭다”고 말했다.

알뜰폰의 존재감은 더 커질 전망이다. 정부가 설비 투자에 나서는 알뜰폰 사업자에게 혜택을 늘리는 것을 골자로 한 알뜰폰 지원책을 준비하고 있어서다. 박윤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2차관은 지난 20일 서울역 인근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조만간 발표할 예정인 ‘통신 시장 경쟁 촉진 방안’에서 설비투자에 적극적인 알뜰폰 사업자에게 혜택이 갈 수 있는 방안을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그는 “도매대가 인하에만 의존하는 알뜰폰보다는 제도적 뒷받침 위에 설비투자를 통해 통신 3사와 경쟁이 가능한 사업자를 육성하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정지은 기자 je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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