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올해 들어 이날까지 국내 기업의 해외 수주금액은 87억9000만달러로, 작년 동기(115억달러)보다 23% 적다. 올해 정부의 해외 건설 수주 목표인 ‘350억달러+α’에 크게 못 미치는 수준이다. 해외건설협회 관계자는 “해외 건설업 트렌드가 단순 시공에서 투자개발형(PPP) 사업으로 바뀌다 보니 금리 인상 여파로 사업성이 악화한 프로젝트가 많았다”고 말했다.
건설업계에서는 “아직 실망은 이르다”는 반응이다. 현대건설은 이달 50억달러(약 6조5000억원) 규모의 사우디 ‘아미랄 프로젝트’ 수주가 유력하다. 아미랄 프로젝트는 사우디가 운영 중인 걸프만 인근 사토프 석유화학 단지에 기초 화학제품 생산 시설을 건설하는 사업이다. 수주가 이뤄지면 한국 기업이 사우디에서 수주한 역대 최대 규모 사업이 될 전망이다. 지금까지는 두산에너빌리티(옛 두산중공업)가 2010년 9월 사우디에서 수주한 ‘라빅2 발전소’(33억9000만달러)가 가장 컸다. 현대건설은 올해 사우디에서 자푸라 2단계 입찰을 마무리했고 사파니아 파드힐리 등 2곳의 입찰을 준비 중이다.
한화 건설부문은 한동안 중지됐던 이라크 비스마야 신도시 사업 재개를 앞두고 있다. 한·이라크 공동위원회가 6년 만에 재개되며 공사비 미지급 문제가 해결 수순을 밟고 있어서다. 한화 건설부문이 시공을 맡은 비스마야 신도시 프로젝트는 계약금액만 101억2000만달러(약 14조4000억원)에 달한다. 그러나 이라크 내부 사정으로 공사비 미지급이 장기화하며 공사가 중단됐다. 한화 건설부문 관계자는 “이라크 정부가 적극 대화에 나서 긍정적으로 재개를 검토 중”이라고 했다.
정부는 이라크에서 3조3000억원 규모의 바그다드 경전철, 53조원 규모의 알포 신항만 사업 추가 수주를 기대하고 있다. 각각 현대건설과 대우건설이 수주전을 펼치고 있다. 하반기엔 사우디 네옴시티 건설과 인도네시아 행정수도 이전 등 대형 프로젝트도 예정돼 있다.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알포항 사업은 세계 30개 기업이 경쟁 중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적극적으로 지원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유오상/심은지 기자 osyoo@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