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코스피지수가 1년여 만에 2600선을 돌파하며 연중 최고치를 기록했다. 증권가에서는 반도체 업황과 내년 경기 개선으로 하반기 증시가 상승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기대감이 나오고 있다.
이한동 유진투자증권 서울WM센터 차장은 올 하반기 주가 상승기가 오겠지만 급격한 V자 반등을 보이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주가가 한 번에 쭉 상승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여 오히려 조정기에 대비하면서 현금 보유량을 늘렸다가 내년에 좋은 기회를 노려보는 것도 방법"이라고 말했다.
하반기 주목할 만한 섹터로는 IT를 제시했다. 지난 1분기 IT 기업들의 주가가 적자와 부정적 이슈로 하락했으나 시장에서는 이를 저점 구간으로 판단한다는 분석이다.
이 차장은 "이제는 IT 섹터가 반등 구간에 왔다고 생각한다"며 "IT 이외에도 조선주, 로봇이나 바이오주에도 관심을 가지라고 조언하는 반면 그동안 많이 올랐던 2차전지는 조금 조심해야 할 때"라고 설명했다.
이 차장은 2010년 유진투자증권에 입사해 지금까지 14년째 PB로 근무 중인 투자 전문가다. 최근 그는 투자 견문을 넓히기 위해 고려대학교 대학원에서 경영학석사(MBA) 과정을 밟고 있다. 다양한 업종에 종사하는 원우들을 만나 함께 공부하고 이야기를 나누는 것만으로도 투자 아이디어가 훨씬 풍부해진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이 차장은 학부 시절 법대생이었다. 학생 때 나름대로 공부한 후 투자를 했지만 서브프라임 위기를 겪으면서 투자 실패를 경험한 것이 그를 증권사로 이끌었다.
이 차장은 "당시 학원 강사를 하며 모았던 돈과 군 제대 후 복학 자금까지 상장폐지로 다 잃었다"며 "내가 증권업에 종사하고 있었다면 적어도 개념은 알고 투자했을텐데 하는 아쉬움에 증권사에 입사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요즘과 같은 시장 상황에서 관심을 가져야 할 투자처로 비상장 기업을 추천했다. 실제로 그는 비상장 투자를 통해 고객들에게 높은 수익률을 안겨주고 있다. 과거 카카오게임즈 상장 당시 300%의 수익을 올렸고 크래프톤은 공모가 이하로 빠졌음에도 불구하고 265%의 수익을 기록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이 차장은 "시리즈 B 이하로 접근했기 때문에 주가가 공모가 이하로 하락했음에도 높은 수익을 거둘 수 있었다"며 "비상장 기업 가운데 시리즈 B 이상에서 접근해 기업공개(IPO) 이후 매도하는 단순한 전략을 사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금리 상승으로 유동성 위기가 시작되면서 상장을 철회하는 기업들이 늘었다. 이러한 기업들 중에 기업가치가 있는 곳들에 미리 투자하라는 게 이 차장의 조언이다.
그는 "단순히 어떤 기업이 좋아보인다고 투자하는 경우는 없다"며 "어떤 기업에 대해 제대로 분석한 뒤 밸류에이션이 낮을 때 들어가는 것이 원칙"이라고 강조했다.
이 차장은 시장 상황에 따라 투자 전략을 다르게 가져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안정적일 때는 중위험·중수익을 추구하는 상품을 △크게 하락했을 때는 주식이나 상장지수펀드(ETF)를 △상승장일 때는 현금 비중을 늘려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수익이 나면 투자를 쉬는 구간도 있어야 한다"며 "수익을 실현한 뒤 계속 재투자를 하면 사이버머니처럼 본전인 경우가 많아 고객들에게 적극적으로 현금화를 권한다"고 말했다.
이 차장은 개인 투자자들에게 알고 있는 많은 정보들을 한 번 정리하는 작업을 해보라고 조언했다. 요즘 투자자들이 유튜브와 같은 다양한 채널을 통해 많은 정보를 접하게 되지만 그 기업에 대해 깊이있게 파악하고 있지는 않은 경우가 많아서다.
아울러 젊을 때 다양한 투자를 시도해보고 자신에게 맞는 방법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다양한 투자를 접해보고 그 중에 자신에게 맞는 것을 찾아 40~50대에 본격적인 투자를 하라고 당부했다.
실패했거나 안 좋았던 투자 경험에 대해 용기를 가지라고 조언했다. 시장은 회귀하기도 하고 비슷한 상황을 반복하기 때문에 실패했던 경험을 분석해 기회를 잡으라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가장 중요한 것은 혼자 투자하지 않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업계에 있거나 투자에 관심 있는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투자를 한다면 외롭지 않고 시너지도 낼 수 있다"고 말했다.
차은지 한경닷컴 기자 chachac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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