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증시의 MSCI 선진국(DM)지수 편입이 불발됐다.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은 22일(현지시간) ‘2023년 연례시장 분류 결과’에서 한국 증시를 선진국 대상 편입 후보군인 관찰대상국(워치리스트)에 포함하지 않았다. MSCI 선진국지수에 편입되려면 지수 편입 후보군인 관찰대상국에 1년 이상 올라 있어야 한다.
이로써 한국 증시의 선진국지수 편입 도전은 다음 기회인 내년 6월로 넘어갔다. 한국이 내년 6월 관찰대상국에 지정되면 1년 뒤인 2025년 6월에 선진국지수 편입이 정식 발표되고, 2026년 6월 실제 편입이 이뤄진다.
앞서 MSCI는 이달 8일 발표한 ‘시장접근성 평가’에서 총 18개 항목 중 지난해와 동일하게 외환시장 자유화 수준 등 6개 항목을 ‘마이너스’(개선 필요)로 평가하고 한국을 신흥시장으로 분류했다. 시장접근성 평가가 시장 재분류를 위한 사전 절차인 점을 고려할 때 올해 한국의 선진국지수 편입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전망이 많았다.
이날 선진국지수 편입은 불발됐지만 MSCI는 최근 한국 정부의 주식시장 관련 제도 변경에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MSCI는 “해외 투자자의 한국 주식시장 접근성 개선을 위해 제안한 조치들을 환영한다”며 “향후 제도 이행 효과를 모니터링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투자자들이 변화 효과를 평가할 충분한 시간을 가져야 하며 한국 증시의 선진시장 재분류 가능성을 시장 참여자들과 협의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개장시간 확대 등 속도 낼 듯
22일(현지시간) 한국 증시의 선진국 지수 편입은 불발됐지만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이 “해외 투자자의 한국 주식시장 접근성 개선을 위해 제안된 조치들을 환영한다”고 밝히면서 이르면 내년 선진국 지수 편입을 위한 관찰대상국 등재를 노려볼 수 있게 됐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제도 개선 사항들이 본격적으로 시행되면 좋은 결과를 기대해볼 수 있을 것”이라며 “MSCI 선진국 지수 편입과 별도로 한국 증시 투자자들의 권익을 제고하고 글로벌 정합성을 높이기 위한 제도 개선에 계속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증권업계에선 외환시장 개방 수준이 내년 이후 한국의 관찰대상국 등재를 결정할 핵심 요인이 될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MSCI는 한국엔 역외 외환시장이 없어 자본 유출입이 어렵다고 지적해왔다. MSCI는 지난 8일 발표한 ‘시장 접근성 평가 보고서’에서 한국 시장에 대해 “역외 외환시장이 없고 역내 외환시장 제약도 계속되고 있다”며 “기획재정부의 외환시장 구조 개선 방안이 전면 시행되면 그 영향을 살펴보겠다”고 했다.
한국 정부는 외환시장 개장 시간을 늘리는 방안을 대안으로 제시하고 있다. 기재부는 내년 하반기부터 런던 시간에 맞춰 외환시장 운영 마감 시간을 오후 3시30분에서 새벽 2시로 늘리기로 했다. 내년 상반기에는 등록외국기관(RFI)이 국내 현물환, 외환 스와프 시장에서 자유롭게 거래할 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MSCI지수는 세계 투자자들이 주식 운용의 벤치마크로 사용하는 지표다. 선진국, 신흥국, 프런티어시장, 단일시장 등으로 구분된다. 한국 증시가 선진국 지수에 편입될 경우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해소되고 해외 투자금이 대규모로 유입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경제연구원은 최대 61조원, 골드만삭스는 73조원의 외국인 자금이 국내 증시로 유입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동훈 기자 leed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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