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가가 689만원으로 비싼 가격에도 매장이 문을 열자마자 팔려나갔다. 이 술은 리셀 시장에선 1000만원 이상을 호가할 정도로 수요가 많다. 국내에선 주류 소비의 고급화 열풍을 타고 위스키 시장이 커졌다. 특히 세계적으로 명성을 떨치는 싱글몰트 위스키 업체 맥캘란은 국내에서도 위스키 열풍의 선두주자로 꼽힌다. 맥캘란 등 일부 인기 위스키는 "진열대에 올려놓자마자 팔려나간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공급이 부족한 실정이다.
글로벌 위스키 산업에서 한국시장의 비중이 커지면서 맥캘란을 제조하는 영국 애드링턴그룹 본사에서 마틴 하이메 북아시아 지역 대표가 한국을 찾았다. 국내 홍보를 목적으로 지난 8일 서울 광장동 그랜드 워커힐 서울의 애스톤하우스에서 개최한 ‘M 콜렉션’ 마케팅 행사에 참여하기 위해서다. 인당 참가비만 100만원에 달하는 고가 행사지만 국내 위스키 마니아들이 대거 신청했다. 이날 출시 행사에 앞서 마틴 하이메 대표와 국내 시장에 맥캘란 제품을 공급·유통하는 디앤피스피리츠의 노동규 대표를 함께 만났다.
맥캘란은 최근 국내 시장에 ‘M 코퍼’를 출시하는 등 M 콜렉션 제품을 내놨다. M 코퍼는 해외 시장에서 소매 가격이 8000달러(약 1050만원)를 넘는 고가의 제품이다. 세계적인 크리스털 공예 명가 '라리끄'가 만든 병에 맥캘란의 근본 철학 '식스필러(6가지 생산원칙)'를 구현한 위스키를 담았다. 병 디자인은 파비앙 바론이 했다. 바론은 하퍼스 바자, 보그 등 세계적인 패션 잡지와 캘빈 클라인, 조르지오 아르마니 등 명품 브랜드에서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활동했다.
마틴 하이메 대표는 M 콜렉션에 대해 맥캘란의 장인 정신이 가장 잘 표현된 제품 중 하나라고 소개했다. 그는 "M 코퍼는 맥캘란과 라리끄, 파비앙 바론 등 각 분야에서 장인 정신으로 유명한 세 브랜드가 협업해 만들어진 제품"이라며 "M 코퍼 한 병을 만들어 내기 위해 10명의 장인이 병을 만들고 그 안에는 최고의 품질로 꼽히는 맥캘란의 원액이 채워진다. 이 위스키는 맥캘란의 전통과 장인 정신을 상징하는 소형 증류기를 표현한 제품이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다른 분야와 적극 교류하며 혁신을 추구하는 것은 보수적인 싱글몰트 위스키업계에서 이례적이다. 하지만 마틴 하이메 대표는 "원액 등 맥캘란 위스키의 본질은 엄격히 유지해야 하지만 변화하는 것을 게을리해선 안 된다"며 "저명 전문가들과 협업을 통해 트렌드를 읽고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구성해 소비자들에게 즐거움을 주면서도 프리미엄 위스키로서의 가치는 잃지 않는 것이 맥캘란의 전략"이라고 강조했다.
맥캘란은 국내 싱글몰트 위스키 시장의 가능성을 높게 평가하며 "한국은 세계적으로 유례없는 성장 행보를 보이는 곳"이라며 "글로벌 문화 트렌드를 선두에서 이끄는 지역"이라고 평가했다.
관세청 수출입무역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국내 위스키 수입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9065t)보다 56.3% 증가한 1만4169t으로 집계됐다. 이는 관련 통계가 있는 2000년 이후 5월 기준 역대 최고치로 1만1822t을 들여온 2003년 수입량을 20년 만에 갈아치운 기록이다. 수입액 역시 지난달 기준 1억955만달러(약 1392억원) 규모의 위스키가 수입돼 지난해 같은 기간(9779만달러)보다 12.0% 증가했다. 이는 1억2163만달러어치가 수입된 2008년 이후 15년 만에 역대 최대치로 드러났다.
노 대표는 "국내 소비자들은 마시고 먹고 입는 모든 행위가 자신을 표현하는 가치라 여긴다"며 "이같은 측면에서 더 트렌디하고 더 프리미엄한 것을 찾는 추세가 확산되었다고 본다. 맥캘란의 장인 정신과 혁신의 헤리티지(유산)가 최근의 한국 소비 문화에 들어맞는 셈"이라고 분석했다.
맥캘란은 한국 시장을 더욱 적극 공략할 계획이다. 마틴 하이메 대표는 "한국은 글로벌 시장 톱텐에 드는 핵심 지역"이라며 "한국의 영향력이 커지고 있더는 점에 주목해 마케팅과 투자를 꾸준히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위스키 열풍으로 수요에 비해 공급이 크게 달리면서 품귀 현상이 이어지고 있는 점을 감안해 물량도 꾸준히 확대할 방침이다. 노 대표는 "올해 국내시장에 공급하는 물량은 지난해보다 30% 늘리기로 확정했다"며 "5~7년에 걸쳐 물량을 3배 이상 증대할 것이다. 글로벌 수량 자체가 한정돼 있다는 점에서 한국시장의 중요성을 크게 보고 있는 셈"이라고 덧붙였다.
안혜원 한경닷컴 기자 anhw@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