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 비달 르노 디자인 부사장
-국민대 모빌리티 관련 학과 대학생 100여명 대상
-자동차 디자인 특강 및 질의응답 진행
지난 22일 서울 국민대학교 복지관 세미나실에 학생들이 속속 모이기 시작했다. 질 비달 르노그룹 디자인 총괄 부사장의 디자인 특강을 듣기 위해서다. 그는 르노코리아자동차가 준비 중인 신차들의 디자인 전략을 논의하기 위해 한국을 찾았다. 이 가운데 자동차 특성화 대학교인 국민대에서 미래 모빌리티 산업을 이끌 한국 학생들과 소통하기 위해 시간을 냈다. 자동차운송디자인학과 및 자동차공학과 학생 100여명은 그의 목소리, 손짓 하나하나에 집중했고, 질 비달 부사장은 아낌없이 노하우를 전달했다.
그는 디자인의 오늘날 자동차의 기능과 역할을 강조하며 디자인도 흐름에 맞춰서 변화를 이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좋은 디자인을 위한 여러 조건을 설명했다. "사람의 생애를 생각해야 하고 지금의 트렌드를 따라야 하며 그 속에서 혁신도 이뤄내야 한다"고 말한 뒤 "매우 복합적으로 접근을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오감을 만족시키는 즉, 반응적인 요소도 강조했다. 소비자들이 스마트폰에 익숙한 만큼 화면을 조작하며 움직이는 스와이프 방식이라던지 다양한 일상 속 상황을 디자인에 적응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외에 버튼을 누르고 돌리고 화면을 넘기는 모든 행위까지 신경 써야 한다고 설명했다. 조금 더 구체적으로 접근하면 감성과 기술의 조화, 여유로우면서도 예리한 이미지, 무리 사이에서 두드러지는 역할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이후 "레전드 아이콘과 미래 아이콘을 조화롭게 접목시켜야 하는 게 지금의 역할"이라며 두 차종을 예로 들었다. 먼저 르노 브랜드의 아이코닉 제품인 르노5를 전기차로 재해석한 콘셉트카다. 앞뒤 램프와 펜더는 물론, 지붕 라인, 보닛 앞쪽에 위치한 에어덕트 등을 언급하며 헤리티지를 강조했다. 또 각진 형태 속 부드러운 곡선으로 처리한 부분을 설명하며 서로 대립되는 디자인 형태의 조화를 설명했다. 이 외에 개발 과정에서 일어난 여러 가지 뒷이야기를 전하며 학생들의 흥미를 이끌었다.
두 번째는 라팔에 대한 설명이 이어졌다. 그는 "쿠페형 SUV 형태의 실루엣, 그럼에도 역동적이면서 날카로운 모습, 기능적인 면과 색상 조합까지 모두 신경 썼다"며 "세계시장에 대응하기 위한 다양한 소비자를 모두 만족시킬 수 있는 디자인이 핵심"이었다고 말했다. 이처럼 두 차종을 사례를 들며 르노그룹이 추구하고 있는 브랜드의 헤리티지와 미래적 진보를 융합한 새로운 디자인 언어에 대해서도 함께 설명했다.
질의응답 시간도 이어졌다. 상징적이면서 조화로울 수 있는 디자인을 하는 방법에 대한 질문에는 균형감을 강조했다. 너무 상징성을 앞세우면 한쪽으로 쏠릴 수 있고 반대로 너무 조화를 찾다 보면 특징을 놓치게 되기 때문에 균형점을 찾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는 것. 이와 함께 "현실적인 것만 보다 보면 급변하는 사회에서 시야가 좁아질 수 있다"며 "오히려 아주 멀리, 미래 진보적인 상황을 보고 점차 구체화하는 것이 나의 디자인 방식"이라고 덧붙였다.
르노 디자인 총괄로 근무하면서 어떤 역할을 중요하게 생각하는지에 대해서는 "방향을 잡아주는 길잡이"라고 답했다. 그는 "급변하는 트렌드에 맞춰서 시장에 대한 이해, 차별화 전략을 항상 갖고 있어야 한다"며 "어떻게 하면 팀이 더 올바른 방향으로 가야 하는지 제안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또 "너무 가이드를 제시하면 창의성을 해칠 수 있다"며 "르노는 한국에도 훌륭한 디자인 팀이 있고 이들과 함께 이야기하고 방향을 찾아 나가면서 소통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사람을 뽑을 때 어떤 점을 보는지에 대한 질문도 이어졌다. 그는 크게 두 가지 측면으로 나눠 답했다. 먼저 기존에 없는 창의력이다. "예리하게 아이디어를 다듬는 능력, 문제에 대한 해결력 등 자신의 특성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두 번째는 팀원으로서의 능력을 꼽았다. "얼마나 겸손하고 팀과 화합할 수 있는 자세를 가지고 있는가, 소통의 능력 등을 중요하게 본다"고 설명했다.
약 1시간 남짓 특강이 이어지는 동안 질 비달 부사장과 학생들은 끊임없이 소통하며 궁금증을 해소했다. 이와 함께 강연이 끝난 뒤에는 따로 이야기를 나누고 사진을 찍으며 추억을 나눴다. 질 비달 역시 예비 디자이너들의 열정에 관심을 가지며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자동차 디자인이라는 큰 틀 아래에서 모두가 웃었던 뜻깊은 시간이었다.
김성환 기자 swkim@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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