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26일)부터 신규 상장 종목의 주가가 최대 4배까지 오를 수 있게 됐다. 이른바 '따상(공모가 2배+상한가)' 보다 높은 '따따블(공모가 4배)'의 수익률을 거둘 수 있게 되면서 신규 상장 종목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제도 개편 후 첫 상장 주자인 시큐센을 비롯해 알멕, 오픈놀 등 잇단 상장하는 공모주 가운데 '따따블' 주인공이 나올지 주목된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날부터 상장일 공모주의 주가 변동폭이 공모가의 60~400%로 확대된다. 공모가가 1만원인 종목이라면 상장 첫날 주가가 4만원까지 오를 수 있는 것이다. 지금까진 공모가의 90~200% 사이에서 시초가가 형성된 뒤 이를 기준가격으로 가격제한폭(-30~30%) 내에서 상장일 거래 가격이 결정됐다. 즉, 그간엔 상장 당일 공모가의 63~260% 내에서만 주가 변동이 가능했다.
1단계 시초가가 일정 범위 내(90~200%)에서 결정된 뒤 2단계 상한가로 치솟는 구조가 아닌 애당초 최대 상승폭을 공모가의 4배로 둔 게 핵심이다. 이 때문에 '따상(공모가 2배+상한가)' 개념은 사라진다. 수익률 기준으론 기존엔 160%가 최대였지만 300%까지 확대된다. 상장 다음날까지 상한가를 기록하는 '따상상(수익률 238%)'을 넘는 수익률 도달이 상장 당일 가능해진 셈이다. 반대로 손실률도 기존 마이너스(-)37%에서 -40%로 커진다.
새 제도를 적용받는 공모주는 오는 29일 코스닥 시장으로 이전 상장하는 시큐센이다. 하루 뒤인 30일 상장하는 알멕과 오픈놀이 그다음 주자다. 최근 진행한 일반 청약에서 조 단위 증거금을 끌어모은 시큐센과 알멕의 '따따블' 달성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이들 공모주는 기관 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에서도 흥행하며 공모가를 희망밴드 상단을 초과한 가격에 확정했다.
시큐센은 바이오 인증·보안 플랫폼 전문기업이다. 지난 21일 마감한 일반 공모주 청약 결과 최종 경쟁률 1931.65 대 1을 기록했다. 증거금으론 1조4000억원을 끌어모았다. 앞서 진행한 기관 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을 통해선 공모가가 3000원에 정해졌다. 희망밴드(2000~2400원)를 뛰어넘는 가격이다. '따따블'에 성공하면 주가는 최대 1만2000원까지 오를 수 있다.
시큐센과 같은날 일반 청약을 진행한 전기차 소재·부품 기업 알멕은 증거금만 약 8조5000억원 쓸어 담았다. 일반 청약 결과 경쟁률은 1355.601대 1로 집계됐다. 기관 대상 수요예측에선 공모가를 희망 가격(4만~4만5000원) 상단인 5만원에 확정하면서 상장일 주가가 최대 20만원까지 뛸 수 있게 됐다.
반면 진로·채용 플랫폼 기업인 오픈놀은 공모가를 하향 조정하고도 일반 청약에서 저조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최종 경쟁률은 49대 1을 기록했다. 기관 수요예측 경쟁률은 510 대 1로 양호한 수준이었지만, 공모가는 희망 가격범위(1만1000~1만3500원) 하단보다 낮은 1만원에 결정됐다. 참여 기관의 절반(53.79%) 이상이 공모가 하단에 못 미치는 주문서를 써낸 결과다.
새 제도 시행을 앞두고 주가 변동폭 확대로 개인투자자 피해가 우려된다는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다. 특히 시큐센은 상장 직후 유통 가능 물량이 공모주 포함 전체 상장 예정 주식 수의 74.5%에 달해 오버행(잠재적 매도물량) 가능성이 크다. 시큐센만큼은 아니지만 알멕도 상장과 동시에 풀리는 물량이 30%가 넘어 유의가 필요하다. 박종선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시큐센과 알멕의 상장 후 유통 가능 물량은 다소 부담스러운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오픈놀의 유통 가능 물량은 26.68%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최근 차익 실현 가능성이 큰 중소형 공모주 중심의 상장이 잇따르는 만큼 기관들이 대규모로 매물을 거둬들이면 주가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경우 개인투자자 피해 가능성이 있다"며 "상장 후 매물 출회가 활발히 일어날 수 있는 유통 가능 물량이 많은 주식들을 유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신현아 한경닷컴 기자 sha011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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