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대법원장이 2020년 임성근 부산고법 부장판사의 사표 제출 및 반려 과정에서 보인 비상식적 행태가 이 사건의 핵심이다. 김 대법원장은 당시 임 부장에게 “(더불어민주당이) 탄핵하자고 설치는데 내가 사표를 수리하면 국회에서 무슨 얘기를 듣겠나”라며 사표 수리를 거부하다가 이런 사실이 알려지면서 파문이 일자 국회에 거짓 공문을 보낸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대화 녹음이 공개된 뒤에도 궁색한 해명을 했다. 사법부의 수장쯤 되면 드러난 거짓말과 허위공문서 파동만으로도 스스로 거취를 바로 정했어야 마땅하다.
이 혐의 건이 아니어도 그는 법원 행정과 본인 주변의 크고 작은 일로 구설을 적지 않게 일으켰다. 우리법연구회 출신 등 특정 성향 판사를 요직에 많이 임명했다는 법원 내부의 논란만 해도 보통 문제가 아니다. 조국 윤미향 송철호 등의 재판을 길게 끌어온 과정에서 법원은 ‘지체된 정의’라는 비판도 자초했다. 편향된 판결 시비가 많은 것도 김명수 사법부 6년의 과오로 남을 것이다. 공관에서 며느리·손자 등과 관련된 일로 이해충돌 및 예산 남용 구설에 올랐던 것도 과거 어떤 대법원장에게서 못 본 일이다.
현직 대법원장까지 검찰에 소환된다면 참으로 유감스러운 일이지만, 검찰은 좌고우면할 이유가 없다. 고위직 공직자에겐 더 엄격한 잣대를 대야 비슷한 일이 예방된다. 신뢰받는 법원을 위해서도 한 점 의혹 없는 철저한 수사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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