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출신 배우 줄리언 샌즈(65)가 실종된 인근 지역에서 5개월 만에 사람의 유해가 발견됐다.
CNN, BBC 등 외신은 25일(현지시간) 캘리포니아 남부 샌버나디노 카운티 보안관국이 전날 오전 10시께 한 등산객이 샌게이브리얼 산악지대의 볼디산에서 사람의 유해를 발견했다는 신고를 받았고, 경찰은 현장에 출동해 유해를 수습했다고 보도했다.
시신은 즉각 검시관실로 이송됐고, 보안관국은 "현재로서는 더 자세한 정보가 없다"고 밝혔지만, 해당 지역이 샌즈가 실종된 곳이라는 점에서 그의 유해가 아니냐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 유해의 정확한 신원 확인은 다음주께 완료될 예정이다.
샌즈는 지난 1월 13일 로스앤젤레스(LA)에서 북동쪽으로 약 80㎞ 떨어진 가브리엘 산맥으로 하이킹을 떠났다. 이후 일주일 넘게 귀가하지 않았고, 가족들은 실종 신고를 했다.
당시 캘리포니아주는 3주간 폭우와 강풍을 동반한 폭풍우로 인명피해가 속출했고, 조 바이든 대통령은 샌즈가 하이킹을 떠난 다음 날인 1월 14일 해당 지역을 재난 지역으로 선포하기도 했다.
수사관들은 샌즈의 휴대전화 마지막 위치가 볼디산 지역이라는 것을 확인하고, 인근 지역을 집중적으로 탐색했다. 헬기와 드론을 동원한 공중 수색과 지상 수색을 포함해 총 8차례에 걸쳐 80명 이상이 동원돼 작업을 진행했지만, 겨우내 악천후와 눈사태 위험으로 어려움을 겪었다.
샌버너디노 카운티 보안관국은 지난 17일에도 "계절이 바뀌고 날씨가 따뜻해졌어도 볼디산의 다수 지역에 3m(10피트) 이상의 얼음과 눈이 쌓여 있고 지형이 가팔라 수색대가 접근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샌즈 측 가족들은 성명을 통해 "줄리언을 찾기 위해 지칠 줄 모르는 수색팀과 담당자들에게 감사하다"며 "훌륭한 아버지, 남편, 탐험가, 자연과 예술을 사랑하는 사람, 그리고 독창적이고 협력적인 공연자로 줄리언을 기억하고, 우리의 마음속에 간직하고 있다"고 전했다.
샌즈는 1985년 개봉한 영화 '전망 좋은 방'에서 남자 주인공 조지 에머슨 역을 맡았고, '워락'(1989), '아라크네의 비밀'(1991), '남자가 여자를 사랑할 때'(1993), '라스베가스를 떠나며'(1995) 등에도 출연했다. 드라마 '24(2001)'에서는 러시아인 악역을, '스몰빌(2001)'에서는 슈퍼맨의 아버지 조렐 역으로 활약했다. 최근에는 2021년 개봉한 영화 '베네딕션'에 출연했다.
1958년 영국 요크셔주에서 태어난 샌즈는 2020년 영국 일간 가디언과 한 인터뷰에서 "산 정상에 가까워지는 것이 나를 행복하게 한다"고 말하는 등 이전부터 하이킹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었다. '전망 좋은 방' 출연 이후 미국으로 이주했고, 실종 전까지 노스할리우드 지역에서 가족과 함께 거주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