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유학하면서 건강보험료를 납부하나요? 다 뽑아먹읍시다."
중국판 인스타그램으로 불리는 샤오홍슈 등 중국 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한국 건강보험 본전 뽑기'라면서 건강보험료 '먹튀' 팁이 공유되고 있다. 국민건강보험 뿐 아니라 한국 내 실손보험, 정액 담보 상품 등에 가입해 혜택을 받았다는 경험담도 여럿 발견할 수 있다.
중국의 대표 포털 사이트인 바이두에서 '한국 보험제도', '한국 건강보험'과 '양의 털을 뽑는다'는 의미인 '하오양마오'를 키워드로 검색하면 연관 게시물 수십개가 등장한다. 하오양마오는 최근 '본전을 뽑는다'는 의미로 중국 내에서 사용되는 신조어다.
한 블로거는 "한국에서는 '국민건강보험'이 의무 납부"라며 "처음엔 상심하며 납부하기 시작했는데, 환급 제도가 있다는 걸 알았다"며 건강보험 환급 제도를 소개하는가 하면, 한 유학원에서는 "한국의 건강보험 복지정책, 양털을 뽑자"면서 2년마다 무료 건강검진을 받고, 스케일링과 사랑니 발치 등의 치과 치료와 실비를 이용해 물리치료와 마사지 등을 받는 방법을 설명하기도 했다.
샤오홍슈의 한 사용자는 '한국 국민보험(국민건강보험)은 왜 '하오양마오'일까'라는 제목으로 "한국 치과에서 스케일링과 사랑니 발치 역시 보험 혜택을 받을 수 있다"며 "다 합해 3만8500원밖에 들지 않았다. 너무 싸지 않느냐"고 말했다.
국민건강보험법에 따르면 한국에서 일하는 외국인뿐 아니라 외국인 유학생도 건강보험에 가입할 수 있다. 외국인 유학생의 건강보험료는 체류자격이 유학(D-2)에 해당하는 경우 그 보험료의 50%를 경감받는다.
최근에는 치료를 제대로 받지 못하는 불법체류 이주 노동자를 위한 병원 리스트를 공유하며 "건강보험에 가입하지 않더라도 공짜로 진료받을 수 있다"는 '하오양마오'도 나오고 있다.
중국인들이 우리나라 건강보험 혜택을 '싹쓸이' 한다는 지적은 줄곧 제기됐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서정숙 국민의힘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2018~2021년 4년 동안 중국인 가입자의 건보 누적 적자 규모는 2844억원인 것으로 파악됐다. 이 기간 중국인 건보 가입자들은 2조2556억 원의 건보료를 내는 동안 건보공단에서 급여 혜택으로 2조5400억원어치를 받은 것. 같은 기간 전체 외국인(중국 포함)의 건보 누적 재정수지는 1조6767억원으로 '흑자'였다.
2021년 국내에서 병원을 150번 넘게 이용한 외국인은 1232명이었는데, 그중 중국인이 1024명에 달했다. 특히 중국인들은 중 국내 직장가입자가 본국의 가족을 피부양자로 올린 뒤 질병이 걸리면 국내로 불러들여 건보 혜택을 받고 출국하는 식으로 건강보험 재정을 축내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도 지난 20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 연설에서 "상호주의에 입각한 한·중 관계를 새롭게 정립해야 한다"면서 국내 거주 중국인의 투표권 제한, 건강보험에 등록할 수 있는 피부양자 범위 축소를 내걸었다.
김 대표는 "우리 국민에게 투표권을 주지 않는 나라에서 온 외국인에게는 투표권을 주지 않는 것이 공정하다"며 "국민의 땀과 노력으로 만들어진 건강보험기금에 대한 (외국인의) 건강보험 '먹튀', 건강보험 무임승차를 막겠다"고 강조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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