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재건 사업에 29~30조원의 철강재가 필요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열연강판 가격 기준으로 봤을 때, 전 세계 철상 수요의 2~3%에 달한다. 전문가들은 전쟁 이후의 상황에 대해고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러시아의 전쟁 수행능력이 점차 소진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유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26일 보고서를 내고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에 필요한 철강재의 규모를 추정했다. 이 연구원은 "국내 건설생산 투입구조 및 완성공사원가통계를 참고했을 때, 토목공사에서 재료비 비중은 15%, 건축에서는 26% 정도"라며 "현재까지 집계된 우크라이나 도로, 교량 피해금액은 40조원 수준이기에 복구 시 3조원가량의 철강재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우크라이나의 주택·건물 등 건설의 피해규모는 100조원으로 추산되며 복구할 때 최소 26조원의 철강재가 소모될 것"이라며 "인프라 및 건설만 따져도 우크라이나 재건에 29~30조원의 철강재가 필요하다"고 전망했다. 이 연구원은 "현재 열연강판 가격으로 따지면 3400~3500만톤의 신규 수요가 더해질 것"이라며 "전 세계 철강 수요의 2~3% 규모"라고 말했다.
유진투자증권에 따르면 세계은행과 유럽연합(EU)은 지난해 9월 우크라이나 재건 비용을 3490억달러(약 501조원)로 추산했다. 우크라이나 총리는 전후 재건 사업 비용을 약 7000억달러(약 890조원)로 추정했고, 러시아의 침공으로 1100조원에 달하는 피해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이 연구원은 철강산업이 우크라이나의 핵심 산업이었지만 전쟁 후 생산량이 급감했다고 말했다. "2019년 당시 우크라이나는 연간 2000만톤 이상의 조강을 생산했고, 우크라이나 수출의 20%를 차지했다"며 "지난해 기준 우크라이나의 조강생산량은 626만톤으로 전년 대비 71% 줄었다"고 말했다.
증권가에선 전쟁 이후를 대비해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쿠데타가 일어나는 등 러시아의 전쟁 수행능력이 소진됐다는 분석에서다. 이웅찬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러시아 용병그룹 바그너그룹의 쿠데타 시도는 협상으로 마무리됐다"며 '러시아의 전쟁 수행능력은 소진됐음이 드러났고, 이젠 전쟁 이후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러시아가 전열에서 이탈하면 중국도 미국에 완화적인 신호를 보낼 수밖에 없다"고 전망했다.
진영기 한경닷컴 기자 young71@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