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진행된 서울 동작구 흑석동 ‘흑석자이’ 무순위 청약에 80만 명이 넘게 몰려 역대 최고 경쟁률을 기록했다. 청약에 당첨되면 수억원의 시세차익이 예상되는 데다 정부가 ‘줍줍’으로 불리는 무순위 청약 규제를 완화해 문턱이 대폭 낮아진 영향이다.
부동산원에 따르면 흑석자이 무순위 1가구 모집에는 82만9804만 명이 몰렸다. 계약취소주택 1가구 모집에는 10만4924명이 청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십만 명이 청약에 몰리면서 이날 청약홈 사이트는 한때 접속 장애를 겪기도 했다.
부동산원 관계자는 “많은 사람이 일시에 몰리면서 잠시 사이트 접속이 지연됐다”며 “불편 발생 20여 분 만에 곧바로 사이트를 정상화했다”고 말했다. 그는 “청약홈 사이트 접속이 지연된 것은 사이트 개설 초기(2020년 2월)를 제외하고는 이번이 처음”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청약에 인원이 몰린 것은 정부가 지난 3월 보유주택 수와 관계없이 국내 거주 성인이라면 누구나 무순위 청약할 수 있도록 규제를 완화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기존에는 민간 무순위 청약의 경우 주택 공급 지역에 거주하는 무주택 가구만 가능했는데, 규제 완화로 거주 지역과 주택 수 제한이 사라져 전국 성인이 모두 청약할 수 있게 됐다.
게다가 이번 흑석자이 청약은 무순위와 계약취소 주택을 2020년 분양 당시 가격으로 공급해 수요자의 이목이 쏠렸다. 무순위 청약은 전용면적 59㎡로 분양가는 6억4650만원이다. 계약취소 물량은 전용면적 84㎡에 분양가 9억6790만원이다. 현재 이 단지에서 전용면적 59㎡ 호가는 13억~14억원, 전용면적 84㎡ 호가는 16억~20억원에 형성돼 있다.
무순위 청약은 전국 누구나 주택 수, 청약통장 소지 여부와 관계없이 만 19세 이상이면 신청할 수 있다. 가구주가 아닌 가구원도 청약이 가능하다. 계약취소 물량은 서울에 거주하는 만 19세 이상 무주택 가구주만 청약할 수 있다. 두 가구 모두 당첨 후 계약 때 분양가의 20%를 내야 하고, 오는 9월 7일까지 잔금(80%)을 치러야 한다. 실거주 의무가 없고 전매도 가능하다.
김소현 기자 alp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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