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록 일부 학원이 벌써부터 ‘준킬러 문항’이란 신조어를 만들어 마케팅을 본격화하고 있지만 학교 및 학부모와의 소통을 강화하고 입시 정상화에 대한 강한 의지를 지속적으로 피력해 나가면 혼란을 최소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이날 정부가 예시한 킬러 문항을 속속들이 들여다보면 한국 사교육의 병리적인 측면을 적나라하게 확인할 수 있다. 뉴욕타임스는 최근 한국의 대학 입시 문제를 다룬 기사에서 킬러 문항을 “일타 강사의 도움 없이 풀 수 없는, 극도로 어렵고 악명 높은 문제”라고 보도했다. 이런 문제를 푸는 우리 학생들의 학력과 창의력이 다른 국가 학생들에 비해 높다는 보고는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다.
지난해 초·중·고교생 사교육비 지출 총액은 역대 최고치인 26조원을 찍었다. 소득을 불문하고 모든 가구에서 식비보다 학원비 지출이 더 많다는 조사 결과도 나왔다. 자녀 사교육비는 세계 꼴찌 출산율의 핵심 요인이기도 하다. 젊은 층은 출산을 꺼리는 주요 요인으로 과도한 교육 비용을 꼽는다. 국가의 건강한 미래를 위해 과도한 사교육비는 반드시 해결해야 할 과제다. 정부는 이번 대책이 실효성을 거둘 수 있도록 세부 내용을 보다 구체화하고 가다듬어 일관성 있게 밀어붙여야 한다. 학원과의 이번 전쟁에서 패배하면 사교육 문제 해결은 더욱 요원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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