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육비 지급' 시위서 아이 아빠 얼굴 공개한 40대女 '벌금형'

입력 2023-06-27 17:58   수정 2023-06-27 18:03


'양육비 지급' 1인 시위를 하면서 아이 아빠인 전 남자친구의 얼굴 사진을 공개한 40대 여성이 명예훼손으로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인천지법 형사8단독(김지영 판사)은 명예훼손, 모욕 등의 혐의로 기소된 A씨(41·여)에게 벌금 300만원을 선고했다고 27일 밝혔다.

A씨는 2021년 1월16일~2월6일 인천 강화군 한 노상에서 전 남자친구인 B씨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당시 A씨는 "양육비 1820만원을 지급하라"면서 B씨의 얼굴 사진과 관련 글이 적시된 팻말을 들고 총 3차례에 걸쳐 1인 시위를 진행했다.

앞서 2020년 12월16일~2021년 1월26일에는 인터넷 커뮤니티에 B씨에게 양육비 지급을 요구하며 사진과 이름을 게시해 명예를 훼손했고, '인간들이 한심하다. 죗값을 좀 치러야 한다'고 하는가 하면 B씨의 아내를 겨냥해 '저 X은 애가 없다'는 등의 글을 게시해 모욕한 혐의도 받았다.

A씨는 2016년 8월부터 2020년 2월까지 B씨와 교제하면서 딸을 낳았지만, 이후 헤어졌고, B씨가 다른 여성과 결혼한 상황에서 이들 부부를 상대로 양육비 지급 등을 요구한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재판 과정에서 "양육비를 받기 위한 행위에 불과하다"면서 혐의를 전면 부인했지만, 재판부는 'A씨가 손팻말에 쓴 문구는 B씨의 사회적 평가를 저하하는 내용이어서 명예훼손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B씨 집 인근에서 그의 얼굴 사진까지 공개했다. B씨는 공적 인물도 아니고 그의 양육비 미지급이 공적 관심사에 해당한다고 보기도 어렵다"고 판시했다.

또 "인터넷 커뮤니티에 B씨의 양육비 미지급 사실을 적시한 것만으로도 B씨의 사회적 가치 혹은 평가를 저하할 수 있고, 명예훼손의 고의성과 비방 목적이 있었다"면서 "B씨 아내와 관련한 댓글도 맥락 등을 보면 경멸적인 표현에 해당한다"고 덧붙였다,

A씨처럼 자녀를 도맡아 키우면서도 양육비를 혼자 감당하는 사례가 늘면서 2018년 양육비 미지급자의 신상을 공개하는 인터넷 사이트인 '배드파더스'(Bad Fathers·나쁜 아빠들)가 개설됐다.

그러면서 "피고인의 행위가 사회 상규에 위배되지 않는 정당 행위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해 여러 정상을 종합해 형을 정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한편, 2021년 7월 '양육비 이행확보 및 지원에 관한 법률' 시행령 개정안이 시행되면서 여성가족부는 양육비 미지급자의 얼굴 사진을 제외한 이름·생년월일·직업·근무지 등 6가지 신상 정보를 공개하고 있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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