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원 보상의 적정성에 관하여 [Lawyer's View]

입력 2023-06-28 09:50   수정 2023-07-03 14:04

이 기사는 06월 28일 09:50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회사의 임원에 대한 보상은, 우수한 경영능력을 가진 인력의 확보 및 경영성과 창출을 위한 인센티브가 되지만, 과도한 보상은 회사, 주주 등에게 불이익한 결과를 가져오므로, 회사의 재무상태와 해당 임원의 성과에 비추어 적정 수준에서 결정되어야 한다.

최근 양도제한부주식단위(Restricted Stock Unit, 이른바 ‘RSU’) 등 새로운 유형의 임원 보상이 생겨나고 있는데, 이러한 형태의 임원 보상 또한 임원의 보수에 해당하는 것이기 때문에, 역시 회사의 재무상태와 해당 임원의 성과에 비추어 적정 수준에서 결정되어야 한다.

이와 관련해서 최근 사회 전반에서 회사 임원 보상의 적정성에 대해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국민연금의 임원 보수한도·규정 안건에 대한 반대율이 과거에 비해 상승하였고, 경제개혁연대는 삼성·현대자동차 등 국내 주요 그룹의 대표 계열회사들을 대상으로 권고적 주주제안 신설, 주주총회 보수심의제 도입을 포함한 5대 정관 변경 과제를 제안하기도 하였다.

본고에서는 현행법상 임원 보상의 적정성 확보 수단과 미국의 주주총회 보수심의제 (Say on Pay) 및 임원 성과보수 환수제도(Clawback Policy) 도입 등에 대해 논하고자 한다.
1. 현행법상 임원 보상의 적정성 확보 수단

현행법상 임원 보상의 적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주주가 관여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로는 (i) 이사·감사 보수에 대한 주주총회 사전승인을 통한 통제, (ii) 사업보고서 제출대상 법인의 임원 보상 정기공시를 통한 통제, (iii) 대표소송을 통한 통제를 들 수 있다.

(i) 상법은 이사·감사의 보수는 정관에 그 액을 정하지 않은 이상 주주총회 결의로 이를 정하여야 하는 것으로 규정하고 있는데, 여기서 말하는 보수는 그 명칭을 불문하고 직무수행에 대한 보상으로 지급되는 모든 대가로서, 현금성 보수 외에 주식기준보상도 포함되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와 관련해서, 우리 법원은, 정관 또는 주주총회에서 임원의 보수 총액 내지 한도액만을 정하고, 개별 이사에 대한 지급액 등 구체적인 사항을 이사회에 위임하는 것은 가능하다는 입장이므로, 주주총회 안건에서 이사·감사의 보수 한도만을 정하고 그 구체적인 지급액은 이사회에서 정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ii)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은 사업보고서 제출대상 법인에 대해 사업보고서 및 (분기)·반기보고서에 (i) 이사의 전체 보수 현황 및 보수지급기준, (ii) 개인별 보수가 5억원 이상인 이사·감사의 개인별 보수 지급금액과 그 구체적인 산정기준 및 방법, (iii) 개인별 보수가 5억원 이상인 임직원 중 상위 5명의 개인별 보수 지급금액과 그 구체적인 산정기준 및 방법을 기재할 의무를 부과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서 공시의 세부 작성지침을 정하고 있는 금융감독원의 기업공시서식 작성기준은, 개인별 보수 지급금액의 구체적인 산정기준 및 방법을 기재함에 있어 ‘예시를 참고하여 회사가 실제 운영하고 있는 바에 따라 구체적으로 기재한다’고 하면서 예시로 작성한 표를 제시하고 있으며, 원칙적으로 임원 보상의 지급·산정기준의 구체적인 기재 방법을 회사의 재량에 맡기고 있다.

(iii) 대표소송을 통한 통제와 관련해서 이사는 회사에 대해 선관주의의무 및 충실의무를 부담하므로, 이사가 고의 또는 과실로 선관주의의무를 위반하여 회사에 손해가 발생한 경우 민사상 손해배상책임이 인정될 수 있으며, 이는 정관상 근거 규정이 있거나 주주총회 승인이 이루어진 경우에도 마찬가지여서, 관련 보수 지급에 관한 이사의 회사에 대한 손해배상책임이 문제되는 경우 주주는 일정한 요건을 갖추어 회사를 위하여 주주대표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 주주로서는 임원 보상이 현저히 부당하게 책정되는 경우 주주대표소송을 통해 보수 지급에 관여한 이사의 책임을 추궁할 수 있는 것이다.
2. 미국의 주주총회 보수심의제 (Say on Pay) 및 임원 성과보수 환수제도(Clawback Policy) 도입
미국의 경우 임원 보상에 관한 규제는 1933년 증권법(Securities Act of 1933), 1934년 증권거래법(Securities Exchange Act of 1934)의 제정을 통해 법적 근거가 마련된 이후 전통적으로 공시 규제 방식으로 이루어져 왔고, 임원 보상의 결정 권한은 이사회 또는 보상위원회에 부여되어 있었다.

그러나,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과도한 임원 보상이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면서 2010년 도드-프랭크법을 통해 임원 보상에 대한 주주총회의 권고적 심의를 의무화하는 주주총회 보수심의제(Say on Pay)가 도입되었다. 이에 따라 상장회사는 임원 보상안을 주주총회 전에 공시하고, 최소 3년에 한 번은 임원 보상에 대해서 비구속적 주주권고투표(Non-binding Say on Pay)를 실시하고, 이 주주권고 투표의 실시주기를 결정하기 위한 비구속적 결의(Non-binding Say on Frequency)를 적어도 6년에 한 번은 시행할 의무를 부담하게 되었다.

나아가, 2023년 6월 9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The Securities and Exchange Commission)는 뉴욕증권거래소(The New York Stock Exchange) 상장규정 개정안을 승인하였고(발효일: 2023년 10월 2일), 이에 따라서 미국 상장회사는 발효일로부터 60일 이내, 즉 2023년 12월 1일까지 임원 성과보수 환수 제도(Clawback Policy)를 채택, 도입하여야 한다. 이 임원 성과보수 환수제도는 상장회사가 재무정보를 보고함에 있어서 적용 법규상 중요한 의무사항을 위반하여 사후적으로 이를 수정한 경우, 수정 전 3년 기간 동안 잘못된 재무제표에 기초하여 성과보수를 지급받은 전·현직 임원으로부터 그 만큼의 성과보수를 반환 받도록 하는 제도이다.
3. 시사점 등
미국의 주주총회 보수심의제는 임원 보상에 관해 법령상 권한을 가지고 있지 못하던 주주총회에 대해 사후적, 비구속적 결의의 형태로 제한적으로나마 개입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한 것이라는 점에 의미가 있다는 평가가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경우 주주총회가 이사의 보수에 대해 사전적으로 구속력 있는 결의를 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그 도입의 실익이 크지 않다는 견해가 있고, 만약 보수심의제가 도입되는 경우 주주총회 운영 실무가 변화될 수 있어서 유의가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가 잘못된 재무제표에 기초하여 성과보수를 지급받은 전·현직 임원으로부터 성과보수를 반환 받도록 하는 제도(임원 성과보수 환수제도)까지 시행하기로 한 것과 관련해서, 우리나라에도 금융회사 지배구조 감독규정 제9조 제3항 제3호가 ‘성과보수 지급의 기준이 되는 재무제표가 오류 또는 부정 등으로 인하여 정정되는 경우 기지급된 성과보수는 정정 내용을 반영하여 조정할 것’으로 규정하여 금융회사에 대해서는 유사한 취지의 규제가 이미 존재하지만, 미국 증권거래위원회가 일반 상장회사에 대하여 보다 직접적인 조치인 임원 성과보수 환수제도를 시행하기로 했다는 점은 주목이 된다.


<i> *변호사. 본고는 필자의 개인적인 견해이며, 필자가 속한 법률사무소의 공식적인 입장과는 하등의 관련이 없습니다.</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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