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물관 미술관 문학관의 소장품을 보관하는 수장고는 외부인의 출입이 엄격히 통제된 장소였지만 소장품의 공공성이 강조되면서 국내외적으로 개방형 수장고 도입이 늘고 있다.
보이는 수장고 신설과 함께 대구문학관 4층에서는 수장형 전시 ‘오래된 미래: 대구문학관 수장고 들여다보기’ 전시가 열리고 있다. 방대한 자료 앞에 10여점의 고서들이 전시돼있다.
우리나라 최초의 개인 창작 시조집인 최남선의 백팔번뇌(1926년), 춘향전, 심청전과 함께 가장 많이 읽힌 고전소설인 <됴웅전>, 단편소설을 엮은 이무영의 제1 창작집 <취향>(1937년), 우리나라 최초의 번역시집인 김억의 <오뇌의 무도>, 현진건이 프랑스 소설가 뒤마의 작품을 번안한 장편 번역소설집 <재활>(1928) 등이 전시돼 있다. 또 1926년 조선통신중학관이 펴낸 <조선시인선집>. 1931년 박영희의 소설평론집, 1953년 나온 임희재의 <희곡5인선집>도 볼 수 있다.
대구문학관은 소장품 가운데는 희귀성 때문에 수천만 원을 호가하는 귀중한 작품들도 많다. 윤동주의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1948년)는 3000만원을 호가하는 귀한 작품이다. 보이는 수장고에 전시 중인 <조선시인선집>은 거래가가 2000만원에 달한다. 이 밖에 박두진의 <해> (1949년), 구상의 <초토의 시>도 희귀본이다. 방문객은 보이는 수장고 벽면의 디지털아카이브를 통해 대표 작품의 전문을 확인할 수도 있다. 문학 연구 목적에 부합할 경우 사전 신청하면 연구용 PC를 통해 디지털화된 모든 자료의 전문 열람도 할 수 있다.<br />
하청오 대구문학관장은 “보이는 수장고는 유리 한 장을 두고 과거(문학 자료)와 현재(관람객)가 마주하는 소통의 공간”이라며 “국내 문학관 중 최초로 보이는 수장고를 운영하는 만큼 수장, 전시, 교육 등 문학 전반을 재활성화하는 기회로 삼겠다”고 강조했다.
대구=오경묵 기자 okmoo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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