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을 도축하지 않고도 얻을 수 있는 고기인 대체육(대안육)이 국내외 식품업계 화두로 떠오른 가운데 국내 20~30대 소비자 10명 중 7명꼴로 대체육에 긍정적 인식을 갖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젊은 소비자들의 대체육 선호도가 상당해 관련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신세계푸드 "2030세대 대체육 긍정적으로 인식"
27일 신세계푸드에 따르면 이 회사가 지난달 여론조사기관 엠브레인에 의뢰해 전국 20~30대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을 진행한 결과, 67.8%는 대체육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답했다.
응답자의 절반가량이 대체육을 접한 경험이 있었다. 먹어보거나 구매한 경험이 있다는 응답자는 전체의 49.1%로 집계됐다 대체육을 소비해야 하는 주요 이유로는 '환경을 생각해서'(71%·중복 응답)와 '동물 복지를 생각해서'(57.7%)라는 답변이 많았다.
응답자 절반은 대체육을 '가치소비'와 연결지었다. 응답자의 51.9%는 대안육 소비를 가치 소비의 일환으로 볼 수 있다고 답했고, 83.2%는 가치 소비가 확산돼야 한다고 답했다.
신세계푸드 관계자는 "건강, 동물복지, 지구환경 등 가치 소비에 대한 2030세대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대안육 시장은 지속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대체육 시장 성장세…해외선 배양육도 식탁 오른다
업계는 국내 대체육 시장이 초기 단계지만 성장성이 높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비건(완전 채식주의자)뿐 아니라 여러 이유로 간헐적 채식주의자(플렉시테리언)가 늘어나면서 관련 제품 수요가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건강과 환경에 관심이 높은 MZ세대가 가치 소비와 착한 소비에 나서면서 수요가 늘어났다는 분석이다. 한국채식연합에 따르면 국내에서 채식을 실천하는 인구는 2008년 15만명 수준에서 지난해 250만명 수준으로 급증했다.
실제 국내 대체육 시장은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는 국내 대체육 시장 규모는 지난해 1930만달러(약 251억원)에서 연평균 8.3% 성장해 2025년 2260만달러(약 295억원) 규모로 커질 것으로 관측했다.
국내 식육가공품 시장 규모를 고려하면 추가 성장할 여지가 있다. 국내 식육가공품 시장은 2018년 기준 5조6000억원 규모에 달한다.
시장이 커지면서 기업들도 대체육 사업에 뛰어들었다. CJ제일제당은 내년까지 '식물성(Plant-based) 식품' 사업 관련 매출을 2000억원대로 끌어올리겠다는 청사진을 내놨다. 신세계푸드, 롯데웰푸드, 농심, 풀무원 등 식품기업도 관련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국내 식품기업들은 대체로 고기, 생선, 우유 등 동물에서 유래한 재료를 식물성으로 대체한 식물성 식품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한국의 사찰음식 등 채식이 발달한 만큼 콩고기 콘셉트의 제품 발전에 주목하는 움직임이다.
해외에서는 한 발 더 나아가 세포 배양을 통해 만들어진 배양육이 식탁에 오른다. 최근 미국 농무부(USDA)는 스타트업 업사이드푸드와 굿미트 등이 생산한 세포 배양 닭고기의 일반 소비자 판매를 승인했다. 2020년 배양육 판매를 허용한 싱가포르에 이어 미국에서도 일반인들이 배양육을 접할 수 있게 됐다.
배양육은 세포를 기반으로 스테인리스강으로 만든 바이오리액터(생물반응기)에서 영양분과 산소를 공급, 배양한 고기를 뜻한다. 글로벌 컨설팅기업 AT커니는 2040년 배양육 시장이 4500억달러(약 586조7550억원) 규모로 성장해 육류 시장의 35%를 차지할 것으로 관했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