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년 평생 실험실 우리에 갇혀 살던 침팬지가 처음 하늘을 보고 감격하는 표정이 포착됐다.
27일(현지시간) CNN 등 외신은 침팬지 바닐라가 뉴욕의 악명 높은 영장류 실험 의학 및 수술 연구소(LEMSIP, Laboratory for Experimental Medicine and Surgery in Primates)에서 살아남아 플로리다의 침팬지 보호 시설(Save the Chimps)로 옮겨지는 모습을 공개했다.
영상은 지난해 바닐라가 처음 침팬지 보호 시설을 온 날을 기록하기 위해 촬영됐다. 영상 속 바닐라는 '우와'라고 말하는 것처럼 환한 미소를 보이며 하늘을 바라보고, 무리를 이끄는 수컷 드와이트가 바닐라의 어깨를 두드리며 포옹해준다.
바닐라는 1995년 태어나 좁은 실험실 철창에 갇혀 살아왔다. 1997년 연구소가 문을 닫으면서 캘리포니아주의 한 보호소로 보내졌지만, 그곳에서도 좁은 울타리 밖을 나가본 적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바닐라의 새 거주지인 보호소는 60헥타르(약 18만 평) 규모에 226마리의 침팬지가 생활하고 있다. 보호소의 영장류학자인 앤드루 할로란 박사는 "바닐라는 캘리포니아에서도 좁은 우리에 갇혀 살았지만, 이주 후 아주 잘 정착하고 있다"며 "친구들과 함께 탐험하지 않을 땐 등반대 꼭대기에 올라 새로운 세상을 홀로 조사한다"고 전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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