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타임스(NYT)는 28일(현지시간) ‘지구 자전축에 문제가 생겼다, 인간의 활동과 관련이 있다’는 제목으로 서기원 서울대 지구과학교육과 교수의 연구를 소개했다. 1993년부터 2010년까지 약 80㎝의 급격한 자전축 이동이 있었고, 이는 지하수 개발이 폭증하면서 나타난 결과라는 것이다. 과학자들은 2000년대 이전까지 지리적으로 ‘북극’이라고 여겼던 지점이 캐나다 쪽으로 기울어지는 현상을 발견했으나 지금까지 왜 그런지 명확히 설명하지 못했다.
서 교수는 지난 15일 학술지 ‘지구물리연구 레터’에 발표한 논문을 통해 지하수 사용에 따른 해수면 상승과 그로 인한 지구 자전축 변화를 설명하는 이론을 제기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인류가 1993년부터 2010년까지 약 2조1500t의 지하수를 퍼 올린 결과 해수면이 약 6㎜ 상승했다. 지구에 존재하는 물의 양은 변하지 않기 때문에 인위적으로 지하수를 개발해 인간이 쓰고 흘려보내면 해수면이 상승할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지구의 물질량 분포가 바뀌면 자전축이 이동한다.
연구팀은 많은 양의 지하수가 사용되고 있는 인도 북서부와 미국 서부 지역에서 먼바다의 해수면이 상승했다는 점을 지적했다. NYT는 “캘리포니아 서부 밸리 지역 지하수 개발에 따른 위험은 오래전부터 지적돼 왔다”며 “가뭄이 잦아지며 지하수를 뽑아 쓰기만 하고 빈 곳을 채우지 않아 지반 침하로 인한 주택과 인프라 피해가 우려될 정도”라고 전했다. 자전축 변화에 따른 기후 변화 우려도 제기된다. 자전축 변화는 기후에 큰 영향을 미친다. 약 20만 년 전 지금의 아프리카에서 등장한 현생 인류(호모사피엔스)는 13만 년 전 지구 자전축이 흔들리며 급격한 기후변화로 인해 전 세계로 퍼져나갔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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