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더불어민주당이 전날 윤석열 대통령의 ‘반국가세력’ 발언에 맹공을 퍼부었다. “천박한 발언” “극우 꼴통보수가 할 만한 얘기” 같은 과격한 발언이 쏟아졌다. 국민의힘은 “정확한 팩트에 근거한 것”이라며 윤 대통령을 엄호했다. 민주당은 해당 발언을 이유로 국회 운영위원회 소집까지 예고하고 있어 여야 대립이 심화할 전망이다.
문재인 정부의 청와대에서 일했던 민주당 의원 21명은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윤 대통령의 저급한 인식에 깊은 실망과 함께 대통령의 편협한 사고 체계가 매우 위험하다는 점에서 우려를 표명한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전날 한국자유총연맹 창립기념식에서 “반국가세력들이 북한 공산집단에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제재를 풀어달라고 읍소하고, 유엔군사령부를 해체하는 종전선언 노래를 부르고 다녔다”고 말했다.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을 겨냥한 것으로 해석됐다.
민주당 의원들은 “윤 대통령의 발언은 극우 보수단체 대표나 할 법한 천박한 발언”이라며 “정말 대통령 자신의 생각이라면 당장 나서 국민 앞에 사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광온 원내대표도 “국민들이 동의하기 어렵고 용납할 수도 없는 극단적 표현”이라고 비판했다. 우상호 의원은 라디오 방송에 나와 “극우 꼴통보수가 할 만한 얘기를 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문재인 정부 청와대에서 민정비서관을 지낸 김영배 의원은 “발언 배경을 묻기 위한 국회 운영위 소집을 제안하겠다”며 “대통령실의 공식적인 입장 표명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윤 대통령 발언을 옹호했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제2연평해전 21주년 기념식을 마치고 취재진과 만나 “대통령이 한 발언은 정확한 팩트에 근거한 것”이라며 “민주당이 반발한다는 것 자체를 이해할 수 없다”고 했다. 그는 한발 더 나아가 “대한민국 정체성을 부정하고, 적의 손아귀에 놀아나게 하는 세력이 있다면 협치의 대상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신주호 상근부대변인은 “지극히 정상적이고 상식적인 내용”이라며 “민주당이 이토록 발끈하는 것은 도둑이 제 발 저린 것”이라고 말했다.
한재영 기자 jyh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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