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노량진 수산시장을 찾아 수조에 담긴 바닷물을 퍼마신 여당 의원들을 질타했다. 일본 정부가 아직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를 실행하지도 않았는데 바닷물을 마시며 안전성을 강조하는 것은 논리적으로나 정서적으로나 부적절하다는 지적이다.
김한규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30일 국회에서 브리핑을 갖고 "수산시장 수조의 물을 마시면 국민들이 핵 오염수가 안전하다고 느낄 것이라는 발상 자체가 너무나 기괴하다"며 "수조 속의 생선들도 황당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 대변인은 이어 "아직 핵 오염수는 방류도 되지 않았는데 지금 노량진 수조의 물을 맨손으로 떠 마시는 게 무슨 의미가 있나"며 "오염수 방류에 대해 일본 정부보다 (여당 의원들이)더 적극적이고 조급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의원들은 노량진 수산시장을 방문했다. 국민의힘은 지난주부터 상임위별로 수산시장을 찾아 회식을 갖고 있다. 일본 정부의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가 임박해 국내 수산물 소비가 위축될 것이라는 우려를 기반으로, 피해가 예상되는 소상공인들을 응원한다는 논리다.
김영선 국민의힘 의원은 이 과정에서 광어가 담겨있는 수조의 물을 떠 직접 마셨다. 김 의원은 다른 의원들에게도 시음을 권했다. 이에 국민의힘 기재위 간사인 류성걸 의원은 바닷물을 마신 뒤 "이거 완전 바닷물이네, 짭쪼름해"라고 감탄했다.
이 과정에서 김 의원은 "이 물이 지금 (일본이) 방류하는 것보다 훨씬 진하다"며 "2011년에 방류해 우리 근해까지 온 것 아니냐"고 주장했다. 수조에 담긴 해수가 후쿠시마 원전 폭발 사고 당시 방류된 물을 일부 포함하고 있어 일본이 처리 후 방류할 오염수보다 방사능 노출도가 높다는 설명이다.
야권에선 이같은 행보에 대한 비판이 이어졌다. 박용진 민주당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가수 김원준의 히트곡을 인용해 '쇼, 끝은 없는 거야!'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그는 "여당의 바닷물 수조 먹방쇼는 웃기는 행보"라며 "아무리 대통령에게 잘 보이고 싶다고 해도 불안해하는 국민들을 앞에 두고 이러는 것은 정말 부끄러운 줄 알아야 한다. 아부를 작작 하시"고 질책했다.
전범진 기자 forward@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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