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얀 전쟁>, <은마는 오지 않는다> 등을 쓴 소설가 겸 번역가 안정효 씨가 암 투병 끝에 지난 1일 별세했다. 향년 82세.
1941년 서울 마포에서 태어난 고인은 중동고와 서강대 영문학과를 졸업한 뒤 코리아헤럴드 기자로 일했다. 대학 시절부터 영어로 소설을 썼는데, 대표작 중 하나인 <은마는 오지 않는다>의 초고도 대학교 3학년 때 쓴 영어 소설이다.
군에 입대해 베트남 전쟁 파병에 자원했고 전장 체험을 코리아타임스 등에 연재했다. 이 경험을 바탕으로 1985년 계간 <실천문학>에 발표한 대표작 <전쟁과 도시>(하얀 전쟁)은 국내외 평단과 독자들의 찬사를 받았다. 1992년 정지영 감독의 연출로 안성기·이경영·독고영재·허준호가 출연한 동명의 영화로 제작돼 흥행을 거두기도 했다.
고인은 번역가로도 왕성하게 활동했다.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의 <백년 동안의 고독>을 비롯해 번역서를 130권 가까이 펴냈고, 번역의 질도 탁월해 ‘믿고 읽는 번역가’로 불렸다. 지난 4월에도 영국 작가 그레이엄 그린의 베트남 전쟁을 다룬 장편소설 <조용한 미국인>을 번역 출간하는 등 마지막까지도 일에 몰두했다. 유족은 부인 박광자(충남대 독어독문학과 명예교수)씨와 딸 미란(번역가), 소근(수녀·세례명 실비아·대전 가톨릭대 교수)씨가 있다. 빈소는 은평성모장례식장(8호실)에 차려졌으며 발인은 3일 오전 5시다.
성수영 기자 syo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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