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3일 영국 런던의 올잉글랜드 클럽에서 개막하는 시즌 세 번째 메이저 대회 윔블던 테니스 대회는 흰색만 착용하도록 하는 복장 규정으로 유명하다. 1877년 창설된 윔블던에 출전하는 선수들은 머리부터 발끝까지 흰색으로 된 복장만 착용할 수 있다.
하지만 올해부터는 여자 선수들의 언더웨어에 한해선 '흰색 규정'의 예외를 인정하기로 했다. 경기 일정이 생리 기간과 겹치는 선수들을 배려해 색깔이 있는 언더팬츠를 입을 수 있도록 한 것이다.
헤더 왓슨(영국)은 "사실 이 문제에 대해 공개적으로 이야기하는 것이 금기시돼온 측면이 있지만 그럴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며 "작년 대회에서는 생리 기간을 조절하기 위해 약을 먹어야 했다"고 말했다. 코코 고프(미국)도 "윔블던과 생리 기간이 겹치면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다"며 "이 조치로 그런 부분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무조건 흰색만 착용할 수 있는 윔블던에서는 모자와 신발 밑창, 상의 밖으로 노출될 수 있는 스포츠 브라의 끈 색깔 등에도 '복장 규정'이 적용된다.
언더웨어까지 흰색이어야 한다는 규정은 2014년 신설됐다가 올해 여자 선수들에게만 완화했다.
다만 실제로 얼마나 많은 선수가 올해 완화한 규정을 활용할지는 선수들 간에도 미지수다. 흰색이 아닌 언더팬츠를 입을 경우 생리 여부를 공개하게 되는 셈이 될 수 있어서다.
온스 자베르(튀니지)는 최근 인터뷰에서 "물론 여자 선수들을 배려한 이번 조치는 높이 평가할 만하지만, 모든 선수가 색깔이 있는 언더팬츠를 착용하는 것이 더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신민경 한경닷컴 기자 radi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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