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를 비롯한 '경쟁업체'에 대해선 어떤 답변도 하지 않을 겁니다.(TSMC does not comment on competitors.)"
TSMC에게서 늦은 답장이 왔다. 기자는 지난 5월 중순 대만 반도체 업체인 TSMC에 서면으로 질문을 보냈다. 답장은 17일 만에 왔다. 구체적 답변을 피했지만, 한국의 TSMC 투자자들에 대해서는 세심한 메시지를 보내왔다.
기자는 5월 중순 TSMC 홍보책임자에 "5년 안에 TSMC를 밀어내고 파운드리 시장 1위로 올라서겠다는 삼성전자의 비전을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내용의 이메일을 송부했다. TSMC는 이에 대해 "경쟁업체들에 대해서는 어떤 답변도 하지 않는다"며 즉답을 피했다.
시장조사업체인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 1분기 파운드리 세계시장 점유율은 TSMC가 60.1%를 기록 중이고, 삼성전자는 16%로 2위다. 경계현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장(사장)은 지난 5월 KAIST에서 5년 안에 세계 1위 파운드리 업체인 대만 TSMC를 따라잡겠다고 밝힌 바 있다.
기자는 TSMC에 한국 투자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는지도 물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기준 한국 투자자들이 보유한 TSMC 주식 가치(보관금액·6월 30일 종가기준)는 3억4278만달러(약 4500억원)에 달했다. 한국 투자자들이 보유한 해외 주식 가치로 상위 8위다. 1위는 테슬라(143억8091만달러) 2위는 애플(52억6891만달러)이다.
TSMC는 "TSMC는 매년, 매분기 현금배당을 지속할 계획"이라며 "고객의 장기적 수익을 뒷받침하기 위해 지원할 계획"이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우리의 투자자들이 장기적으로 꾸준한 수익을 올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TSMC는 기술을 비롯한 기밀이 새어나가는 막기 위해 촘촘한 홍보·보안 원칙을 운영하고 있다. 원론적 수준의 답장을 17일 만에 보내온 것도 이 같은 홍보 원칙을 준수한 데 따른 것이다. 원론적 답변이지만 한국 언론에 처음 공식 입장을 밝혔다는 점은 눈길을 끄는 대목이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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