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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나스닥지수가 올 상반기 40년 만에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다. 사상 처음 시가총액 3조달러를 돌파한 애플, 생성형 인공지능(AI) 열풍에 올라탄 엔비디아 등 빅테크의 질주 덕분이다. 반면 네이버 카카오 등 한국 빅테크 주가는 부진을 면치 못했다.
기술주 중심인 나스닥지수는 상반기 마지막 거래일인 지난달 30일 전날보다 1.45% 오른 13,787.92에 거래를 마쳤다. 나스닥지수는 올해 상반기 31.7% 급등하며 1983년 이후 40년 만에 상반기 기준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다. 상·하반기를 통틀어서는 닷컴 버블 때인 1999년 하반기 이후 최대다.
지난해 내내 부진했던 나스닥의 분위기 반전을 이끈 키워드는 ‘생성형 AI’다. 오픈AI가 개발한 챗봇 챗GPT 열풍으로 이와 관련된 기업의 주가가 가파른 반등세를 보였다. 최대 수혜주로 꼽히는 엔비디아는 올해 상반기 189.4% 급등했다. 오픈AI와 손잡은 마이크로소프트(MS)도 생성형 AI 경쟁에서 주도권을 쥐며 같은 기간 42.0% 상승했다.
구글의 모회사인 알파벳과 메타, 아마존 등도 앞다퉈 생성형 AI에 힘을 주며 주가를 끌어올렸다. 하드웨어와 서비스를 연결한 ‘애플 생태계’를 확장하고 있는 애플은 이날 처음으로 시가총액 3조달러를 돌파하며 새 이정표를 세웠다.
국내 빅테크 주가는 정체 상태다. 코스피지수가 상반기 14.66% 상승하는 동안 네이버는 2.99% 오르는 데 그쳤고, 카카오는 7.53% 떨어졌다. 한국 빅테크의 주가 흐름이 좋지 못한 것은 AI 경쟁에서 뒤처졌다는 평가 때문이다. 네이버와 카카오는 아직 챗GPT 같은 생성형 AI 서비스를 내놓지 못하고 있다. 애플과 엔비디아의 대항마인 제조업체는 나스닥 종목 못지않은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상반기에 SK하이닉스는 53.60%, 삼성전자는 30.56% 올랐다.
실리콘밸리=최진석 특파원/양병훈 기자 iskr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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