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살의 미국 싱어송라이터 테일러 스위프트가 올해 콘서트 투어만으로 10억달러를 벌어들일 것으로 집계됐다. 콘서트 투어 수입으로 사상 최대 수준이다. 실제 포브스에 따르면 스위프트는 엘튼 존과 U2, 더 롤링 스톤즈 당대의 최고 뮤지션을 능가하는 관객 수를 확보했다.
외신들의 그의 성공 비결로 뛰어난 작곡·작사 실력에 음악계를 아우르는 뛰어난 인맥 관리 능력 등을 꼽았다. 저작권료에 대한 정당한 대가 요구를 월스트리트저널(WSJ) 칼럼으로 쓸 정도로 업계에 대한 이해도 깊다.
WSJ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이 추세대로라면 스위프트의 '디 에라스' 공연 수익은 10억 달러를 넘길 것이 확실시된다. 이럴 경우 미국 콘서트 투어 역사상 처음으로 10억 달러 벽을 넘게 된다. 지금까지 엘튼 존이 '페어웰 옐로우 브릭 로드 투어콘서트'로 8억 5300만 달러를 벌어들이며 투어 공연 수익에서 부동의 1위를 유지하고 있었다.
스위프트는 미국 공연만 8월까지 52회를 채운 다음, 올해 안에 54회의 해외 공연을 계획하고 있다. 스위프트의 컨디션과 공연 여건에 따라 투어 수는 더 추가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스위프트의 티켓 가격도 상반기 미국 음악계의 이슈로 떠올랐다. 음악 산업 출판업체인 폴스타에 따르면 스위프트의 콘서트 티켓 평균 가격은 약 254달러로 업계 최고 수준이다.
스위프트의 공연에 관객들이 몰리면서 미국의 티켓 판매 산업이 정치권 이슈로 떠오르기도 했다. 미국의 티켓 판매업체 티켓마스터는 지난해 11월 스위프트의 공연에 대한 예매 수요가 몰리면서 시스템 먹통 사태가 벌어지자 티켓 판매를 일방적으로 취소했다.
이 일로 미국 내에서는 티켓마스터의 시장 독점 문제가 불거졌다. 미 상원 의회는 연초에 이 업체를 상대로 반독점 청문회를 열기도 했다.
스위프트는 나이를 앞선 비즈니스 감각으로도 유명하다. 그는 첫 싱글의 방송 시간을 확보하기 위해 순위 차트에 영향을 미치는 미국 전역의 200여 개 라디오 방송국을 돌아다녔다. 그는 캘리포니아의 'K-FROG' 라디오 방송국에서 자신의 노래 '팀 맥그로우'를 부르는 과정에서 '언젠가 네가 라디오를 켜게 될 거야'라는 가사를 "언젠가 네가 K-FROG를 켜게 될 거야"라고 바꿔 부르기도 했다. 스위프트는 이 일로 인해 K-FROG 경영진의 환심을 산 것으로 알려졌다.
스위프트는 스포티파이와 같은 음악 스트리밍 업체들과의 관계에서도 저작권에 응당한 대가를 받아야 하는 것에 대한 강한 의지를 갖고 있다.
그는 최근 WSJ 기고문을 통해 "가치 있는 것은 대가를 지불해야 한다"며 "음악은 공짜가 되어서는 안 된다는 게 내 생각이며, 언젠가 개별 아티스트와 레이블이 앨범의 가격대를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실제 스위프트는 지난 2014년 스포티파이에 음원 공급을 중단하기도 했다.
스위프트는 자신의 앨범 '레퓨테이션' 발매 후 3주가 되기까지 스트리밍하지 않았다. 이에 따라 스트리밍이 아닌 실제 앨범 판매를 극대화할 수 있었다는 분석이다.
스위프트는 이밖에 온라인 팬층 확보로도 유명하다. 그는 데뷔 초기에는 소셜미디어 마이스페이스를 통해 온라인 팬들과의 소통을 시작했으며 최근엔 인스타그램과 틱톡 등에서 팬층을 형성하고 있다. 이런 플랫폼을 통해 가장 먼저 팬들에게 음악을 공개하기도 했다.
스위프트는 음악 관련 기업의 임원, 라디오 PD, 비즈니스 관계의 동료 배우자와 자녀에 대한 세부 사항까지 기억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그는 사람들을 기억하기 위해 메모를 해뒀다가 해당 인물을 만나기 전에 다시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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