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무조정실 정부합동 부패예방추진단이 어제 발표한 ‘전력기금 2차 점검 결과’에 따르면 금융지원사업에서 2019년부터 2021년까지 3년간 4898억원(3010건)의 부당 행위가 적발돼 가장 규모가 컸다. 박구연 국무1차장이 브리핑에서 직접 언급했을 정도로 ‘굉장히 악질적’ 수법이 동원됐다. 가짜 세금계산서를 통해 태양광 발전시설 설치 사업비를 부풀려 과다 대출받고, 세금을 납부할 때는 정상적인 세금계산서를 활용한 사례가 대표적이다. 또 실경작하지 않고, 버섯재배사 곤충사육사 등 농축산물 생산시설로 위장해 대출받은 위반 사례도 다수 적발됐다. 발전소 주변 지역 지원 과정에선 보조금으로 맹지를 매입해 방치하거나 취득한 부동산을 임의 처분하는 등의 사례가 232억원(100건)이나 됐다. 다른 기관 국비지원사업 공사비 증빙자료를 R&D 연구비 증빙자료로 제출해 사업비를 이중 수급한 부당 행위도 드러났다.
탈원전이라는 잘못된 정책에 집착한 지난 정부가 신재생에너지 사업에 매달린 후과가 속속 드러나고 있다. 하지만 그 불법과 비리의 끝이 어디인지, 그 과정에서 국민 혈세는 얼마나 낭비됐는지 가늠하기 어려울 정도다. 정부는 이번에 적발된 사례 중 404억원을 환수 요구하고 수사 의뢰(626건), 관계자 문책 요구(85건) 등의 조치를 하겠다고 밝혔다. 나랏돈을 사실상 도둑질한 것과 다름없는 사람들은 의법 조치하고, 국민 세금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한 산업부 등의 업무 태만 여부도 감사원 감사 등을 통해 밝혀야 할 것이다. 차제에 전력기금뿐 아니라 준조세 성격의 각종 정부 기금이 제대로 집행되고 있는지도 점검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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