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출근길 김포공항역 9호선 진입 통로와 보훈병원행(서→동) 플랫폼은 쏟아지는 직장인들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하행 에스컬레이터가 끝나는 지점은 밀려드는 사람들로 안전사고가 우려될 정도였다.
지난 1일 부천(소사역)과 고양(대곡역)을 잇는 수도권 서해선 대곡·소사 구간이 개통했다. 이날부터 시흥, 안산, 부천, 고양 등 경기도 서부권 주민들과 서울 서부 주민들이 평소와 다른 출근길을 이용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그러나 지하철 5·9호선, 공항철도, 골드라인에 더해 서해선까지 ‘5중 환승역’이 된 김포공항역의 혼잡도 급증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날 오전 6시37분 부천 소사역에 도착한 서해선 상행선(대곡행) 전철은 이전처럼 승객을 비우는 대신 김포공항 방면으로 계속 달렸다. 서울 오류동에 사는 직장인 이모씨(34)는 “1호선으로 이동한 뒤 서해선으로 갈아타고, 김포공항 직장에 가는 길”이라며 “평소 신도림까지 이동해 2호선을 타고, 다시 당산역에서 9호선을 갈아타는 ‘역디귿(ㄷ)자’로 출근했는데 앞으로는 편해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고양 일산 방면에서 남하하는 서해선 전철은 더 붐볐다. 고양과 서울 강서, 부천 간 소요 시간이 차를 탔을 때의 절반인 20분으로 줄어들기 때문이다. 백석역(고양시) 인근에서 서울 신목동역으로 향하는 박모씨(30)는 “그동안 네 번 환승해 출근했지만, 이젠 세 번만 하면 된다”고 말했다.
김포공항역에 도착한 서해선 승객들은 환승을 위해 총 3개, 300m에 달하는 에스컬레이터를 지나야 했다. 이들은 곧 5호선, 공항철도, 버스 등에서 모인 구름 인파 속으로 빨려 들어갔다.
서울시는 서해선 개통 후 하루 김포공항역 이용객이 2만1227명으로 약 40.9% 증가하고, 9호선의 최대 혼잡도가 197%에서 219%(노량진~동작 구간)로 높아질 것으로 추산했다. 가장 우려되는 건 9호선의 안전 문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안전 우려 때문에 기존 출근길로 돌아가겠다는 이용자도 있었다. 고양시민 임모씨(45)는 “내일부터는 서해선 대신 평소처럼 출근할 계획”이라며 “10분을 당기려고 9호선 지옥철을 이용하긴 싫다”고 했다.
서울시는 오는 31일부터 출근 시간에 9호선을 4회(급행 2회·일반 2회) 증편한다는 계획이지만 급증한 혼잡도 해소에 한계가 있을 것이란 관측이다. 시 관계자는 “예비 차량을 투입해 9호선 8편성을 더 운행하는 올 연말이 되면 상황이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대훈 기자 daep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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