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바비’를 홍보하기 위해 한국을 처음 찾은 배우 마고 로비(33)는 3일 서울 종로의 한 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전형적인 바비는 이제 선입견일 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영화의 주연으로 출연했을 뿐만 아니라 제작에도 참여했다. 로비는 그동안 파격적인 이미지 변신을 선보여온 할리우드 대표 여배우다. ‘수어사이드 스쿼드’(2016)의 광인(狂人) ‘할리퀸’부터 ‘더 울프 오브 월스트리트’(2014)의 팜파탈 여주인공 나오미까지 다양한 연기로 한국 관객을 만났다.
로비는 인형들의 세계 ‘바비랜드’에 살다가 인간 세상으로 넘어오는 금발의 바비 인형을 연기했다. 그는 “바비 인형은 때론 아이들한테 ‘여성은 이래야 한다’는 고정관념을 심어줬다”며 “남들이 규정해 준 바비 인형의 정체성을 극복해 나가는 과정을 통해 관객에게 생각할 거리를 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런 고민을 스크린에 옮기기 위해 감독도 그가 직접 선정했다. 감독은 이전 작품에서 다양한 여성의 이야기를 선보이며 호평받은 그레타 거윅이다. 그는 데뷔작 ‘레이디 버드’(2018)로 골든글로브 작품상을 받은 데 이어 ‘작은 아씨들’(2020)로 아카데미상 6개 부문에 후보로 올랐다. 로비는 “사회적 메시지를 유머러스하면서도 묵직하게 전달하는 감독의 전개 방식에 감탄했다”고 말했다.
영화에는 여러 바비가 등장한다. 흑인부터 임신부, 장애인 등 수많은 바비가 바비랜드를 함께 이룬다. 직업도 대통령, 의사, 환경미화원까지 다양하다. 로비와 함께 방한한 거윅 감독은 “어렸을 때 부모님은 바비가 만들어내는 고정관념 때문에 바비를 좋아하지 않았지만, 이제는 다양한 바비 인형이 있다”며 “바비가 무엇이든 될 수 있듯, 여성들도 각자만의 개성을 가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한국이 처음인 로비는 팬들의 열성적인 응원에 감사를 표했다. 지난 2일 생일을 맞은 로비는 서울 영등포에서 열린 핑크카펫 현장에서 팬들로부터 생일 축하 노래 ‘떼창’을 선물로 받았다. 그는 “지금껏 경험해보지 못했을 정도로 많은 축하를 받았다”며 “그만큼 영화 ‘바비’에 대한 한국 관객의 기대가 큰 것 같아 감사하다”고 말했다.
안시욱 기자 siook95@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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