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문닫을 뻔…수출효자 만드는 '기아 광주공장' 가보니 [현장+]

입력 2023-07-04 16:25   수정 2023-07-04 16:26


호남권 최대 자동차 공장인 기아 오토랜드 광주 공장. 1공장 프레스 공정에선 로봇들이 쉴 새 없이 움직였다. 강판 코일을 필요한 크기로 절단하고 프레스로 눌러 차량 문 형태를 만들어냈다. 1분에 9개씩 찍어낸다는 현장 관계자 설명이 뒤따랐다.


지난달 29일 찾은 이곳은 36만평(119만82㎡) 규모 부지에 7800여명의 직원과 로봇이 연간 50만대의 자동차를 생산한다. 하루 생산량은 2100여대다. 1~3공장 등에서 기아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셀토스와 수출 효자 상품인 쏘울 부스터, 봉고 트럭 등을 생산한다. 하남공장에선 대형버스 그랜버드와 특수(군용) 차량 등을 만든다.

이날 방문한 1공장은 셀토스와 쏘울 부스터, 쏘울 부스터 EV 등을 혼류 생산한다. 혼류 생산은 한 라인에서 두 가지 이상의 차량을 섞어 생산해 차종별 생산량을 유연하게 조절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현장 가이드 안내에 따라 들어선 1공장 프레스 공정은 차의 외형을 만드는 판넬을 정교하게 재단하는 공정으로 총 4개 과정으로 구성됐다. 첫 번째 공정에선 강판을 차량 문 판넬 형태로 찍어냈다. 두 번째 공정에선 불필요한 부분을 잘라냈고 세 번째 공정에선 조립에 필요한 구멍을 뚫었다. 마지막 공정에선 날카로운 끝부분을 다듬고 다음 공정으로 이동할 팔레트에 올려놓았다. 모든 공정은 자동화돼 있다.


다음은 차체 조립 공정이다. 프레스 공정에서 만들어진 자동차 차체 패널 부분을 용접해 차체의 외관을 완성한다. 차체 형태가 완성되자 다음 공정으로 옮겨졌다.

"위쪽을 보라"는 현장 관계자 말에 고개를 올렸더니 조립된 차체가 옮겨지고 있었다. 차체는 이동을 멈추더니 한 층 아래로 내려왔다. 이후 레이저 검사기가 달린 로봇이 조립 불량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여러 곳을 살폈다. 불량이 없으면 다음 공정으로 이동한다.


부식 방지와 고객이 주문한 차량 색상으로 외관을 색칠하는 도장 공정은 승인된 사람만 입장할 수 있어 직접 들어가 볼 수 없었다. 자동화로 이뤄진 공정들이어서 공장 내 근로자를 보기 어려웠을 정도다.


조립 공정에 들어서자 비로소 작업자들 모습이 보였다. 도장 공정까지 마친 차체는 컨베이어 벨트를 따라 이동했다. 다양한 색상의 셀토스, 쏘울 부스트 차량에 작업자들이 모여 차량 문 조립과 배선 작업을 이어갔다. 현장 관계자는 차량 앞 유리나 좌석 시트를 옮기는 등 큰 힘이 필요한 작업은 로봇이 대신한다고 설명했다.

공장을 둘러보던 중 공정을 이동할 때마다 보이는 전광판이 눈길을 끌었다. 생산 목표와 가동률 등 생산 현황을 나타냈다.
연 50만대 생산…호남권 최대 생산기지로 우뚝
기아 오토랜드 광주의 모체는 기아 산업의 계열사인 아시아자동차로 트럭과 버스를 생산하는 상용차 공장이었다. 1998년 외환위기 당시 연간 생산량이 6만대를 넘기지 못할 만큼 경쟁력이 떨어져 존폐 기로에 처하기도 했다. 1999년 현대자동차그룹에 편입된 이후 기아 광주공장으로 정식 출범했다. 2021년 1월 브랜드 재개편으로 공장 명칭이 기아 오토랜드 광주로 변경됐다.


2002년 공장 재편 등을 통해 수익성이 낮은 중대형 트럭과 버스 등의 모델을 단종하고 주력 차종 형태를 만들어갔다. 2004년 2세대 스포티지 출시 이후 생산 규모는 급격히 커졌고 2014년 연간 생산량 50만대를 돌파하는 등 호남지역 자동차 거점으로 자리매김했다.

현재 1공장에선 셀토스와 쏘울 부스터 및 쏘울 부스터 EV, 2공장에선 스포티지와 쏘울 부스터, 3공장에선 봉고3 트럭과 봉고3 EV를 생산 중이다.

현대자동차그룹이 전동화 전환에 박차를 가하면서 오토랜드 광주의 변화도 주목된다. 앞서 현대차는 울산공장에, 기아는 오토랜드 화성에 전기차 전용 공장을 신설하기로 했다. 오토랜드 광명은 올해 1공장에서 대형 전기 SUV 'EV9'을 5만대 생산할 계획이다.

광주= 신용현 한경닷컴 기자 yonghy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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