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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상반기 미국 증시에서 배당주 인기가 시들했다. 챗GPT 열풍으로 인공지능(AI) 관련주가 폭등하면서 배당주의 투자 매력이 상대적으로 줄었기 때문이다.
2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네드 데이비스 리서치 집계 기준 올해 상반기 배당금을 지급하지 않는 S&P500 종목의 주가가 연초 대비 18% 상승했지만 배당주 상승폭은 4%에 그쳤다고 보도했다.
이는 2009년 이후 배당주의 최악의 상반기 실적이라고 WSJ는 평가했다. 현재 S&P500에 편입된 기업 중 약 400개 기업이 배당금을 지급하고 있다.
지난해 미국 증시에서 고(高)배당 주는 인기가 높았다. 미국 증시가 약세장에 빠지면서 주식으로 수익을 내기 어려워지자 현금이 필요한 투자자들이 배당주로 몰렸다.
하지만 올해 투자자들의 상황은 바꿨다. 당초 월가에서는 미국의 공격적인 금리인상으로 올해 기술주가 추가로 하락할 것이라는 예상이 많았지만, AI 기술이 주목받으면서 빅테크를 필두로 미국 증시는 최근 강세장에 진입했다.
게다가 고배당주로 꼽히는 에너지 관련주와 은행 관련주가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원유 수요 둔화 우려 속에 국제 유가가 하락하면서 에너지 관련주가 고꾸라졌고,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사태 등으로 은행 주도 흔들렸다.
대표적으로 지역은행 자이언스뱅코프의 주가는 연초 대비 44% 폭락했으며 코메리카와 시티즌스파이낸셜그룹은 각각 35%, 32% 급락했다. 에너지주인 옥시덴탈페트롤리엄의 주가는 연초대비 6.1% 하락했고, 발레로에너지는 6%, 엑손 모빌은 1.2% 떨어졌다.
내셔널와이드의 투자 리서치 책임자인 마크 해켓은 "올해 시장은 초대형 기술주와 그 외의 것으로 나뉜다"면서 "상반기에는 어떤 가격이라도 대형 기술 기업에 투자하는 시기였다"라고 말했다.
물론 배당주의 인기가 다시 살아날 가능성도 있다. 미국 중앙은행(Fed)이 올해 하반기 2번 정도의 기준금리 인상을 예고한 만큼 배당주를 외면했던 투자자들이 다시 돌아올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신정은 기자 newyeari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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