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장 반란을 시도한 바그너 용병 그룹 리더인 예브게니 프리고진에 대한 척결이 시작됐다는 보도가 나왔다. 예브게니의 재산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여자친구인 알리나 카바예바에게 넘어가리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미국 정치 전문지 폴리티코는 2일(현지시간) 프리고진이 소유한 미디어 회사인 패트리엇 미디어 그룹이 조만간 문을 닫는다고 보도했다.
패트리엇 뉴스 사이트인 '리아 팬'(Ria Fan) 이사인 예브게니 주바르브는 지난 1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게시한 영상에서 이같이 말했다. 폐쇄 이유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앞서 러시아 정부는 지난 6월 30일 패트리엇이 운영하는 5개 매체에 대한 접근을 차단했다. 러시아 내 통신, 정보 기술과 언론과 미디어를 감독하는 러시아 연방 서비스(Roskomnadzor) 측은 이에 대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프리고진이 2019년 설립한 이 회사는 상트페테르부르크를 기반으로 러시아의 비즈니스와 정치적인 이익을 전하고 온라인에서 영향력을 갖춘 작전을 수행하기 위해 설립된 것으로 알려졌다. 패트리엇 산하 매체들이 폐쇄에서 그치는 게 아닌, 영구적으로 문을 닫고 사업체가 보유한 재산이 해산될 것이라는 관측까지 나오고 있지만 프리고진 측은 이에 대한 소문을 확인하거나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최근 러시아 연방보안국(FSB) 요원들이 패트리엇 본사를 압수수색하고, 이곳에서 컴퓨터 등 전자장비를 압수하고 프리고진과 연관성을 찾고 있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패트리엇의 새 주인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연인으로 알려진 알리나 카바예바에게 돌아갈 것이라는 내부 소식통의 말을 전했다.
만약 러시아 정부가 바그너 그룹을 손에 넣게 된다면 최근 100년 안에 정부가 거대한 기업 제국을 집어삼킨 몇 안 되는 사례가 될 것이라고 WSJ은 평가했다.
카바예바는 2004년 아테네 올림픽 리듬체조 금메달리스트 출신으로 푸틴 대통령과 사이에서 3명 이상의 자녀를 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러시아 국영 매체인 내셔널 미디어 그룹 의장이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후 이를 미화, 홍보하는 활동을 해왔다.
러시아는 두 사람의 관계를 공식 인정하지 않지만, 미국 정부는 지난해 카바예바도 우크라이나 침공 관련 제재 명단에 올리면서 푸틴 대통령의 내연녀로 지목했다.
한편 CNN, 뉴스위크 등 외신은 우크라이나 국방부 국방정부국 키릴로 부다노우 국장을 인용해 푸틴 대통령이 연방보안국(FSB)에 프리고진을 말살하라고 명령했다고 전했다. 우크라이나 국방부 국방정부국 키릴로 부다노우 국장은 온라인 매체 워존(war zone)과 인터뷰에서 FSB의 암살 기도가 모두 신속하게 이뤄지는 건 아닌 만큼 "프리고진을 제거하는 임무를 완수할 수 있을지는 시간이 지나면 알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프리고진은 지난달 24일 바그너 그룹 용병을 동원해 우크라이나 국경에 인접한 러시아 로스토프나노누의 군사기지를 점령하고 모스크바 쪽으로 진격하다가 중단했다.
당시 프리고진은 피를 흘리기를 바라지 않아 무장 반기를 멈춘다고 발표했으며 바그너 그룹 용병 일부와 함께 벨라루스로 간다고 하고서 이후 행방이 묘연한 상태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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