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국토녹화 50주년이 되는 해다. 1973년 당시 정부는 일제 강점기 수탈과 6.25 한국 전쟁 등으로 민둥산이었던 산림을 종합 관리하기 위해 ‘제1차 치산녹화 10개년 계획’을 시작했다. 그 결과 입목축적은 1953년 3600만㎥에서 2020년 10억4000만㎥로 29배 증가했다. ㏊당 평균 입목축적은 165.2㎥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131.3㎥보다 25.8%나 높다. 산림청 관계자는 “우리나라 산림률은 63%로 세계 주요국 중 4위를 차지한다”며 “유엔식량농업기구(FAO)는 녹화 성공 국가로 유일하게 대한민국을 꼽고 있다”고 말했다.
산림청에 따르면 2020년 기준 우리나라 산림의 공익기능 가치는 259조원으로, 국민 1인당 연간 499만원의 혜택을 받고 있다. 산림의 공익기능 가치 평가액은 2018년 기준 221조원에서 38조원(16.9%) 증가했다. 분야별로 보면 온실가스 흡수·저장기능이 97조6000억원으로, 총평가액 중 가장 높은 37.8%를 차지했다. 이어 산림 경관 제공 기능 31조8000억원(12.3%), 산림휴양 기능 28조4000억원(11.0%), 토사유출 방지 기능 26조1000억원(10.1%), 산림정수기능 15조2000억원(5.9%) 등의 순이었다. 산림청은 가치 평가 결과 공익기능 가치를 더 늘리려면 목재산업을 활성화해야 할 것으로 분석했다. 산림청 관계자는 “장기적으로는 경제림을 대상으로 산림 순환경영을 실행해 매년 자라나는 나무부피(순 임목축적)를 늘려야 한다”고 말했다.
우리나라는 대규모 조림으로 산림녹화에 성공했지만 30년생 이하 산림은 18%에 불과하고, 70% 이상이 31~50년생인 불균형한 구조를 갖고 있다. 산림의 이산화탄소 흡수능력은 25년생 전후를 정점으로 기능이 떨어지며, 대규모 산림의 고령화 추세는 오히려 탄소중립의 큰 걸림돌로 작용한다. 적극적 산림경영 없는 상태로 고령화 진행시 현재 4100만tCO2인 탄소흡수량이 2050년이 되면 1390만tCO2로 현재의 33% 수준까지 감소한다.
우리나라 산림의 탄소흡수량은 2008년 6150만tCO2를 정점으로 지속해 감소 중이다. 산림청 관계자는 “2030 국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인 2억9100만tCO2 중 3200만tCO2를 산림부문에서 충당하기 위해서는 산림을 나이 분포대로 관리하는 게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국내 산림 중 순환경영이 가능한 규모는 전체 산림자원량의 약 40%나 된다. 총 입목축적(10억㎥) 및 지속가능생산 주기(50년)를 고려하면, 연간 800만㎥의 국산목재 생산이 가능한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목재수급량을 현재 2900㎥에서 3200만㎥로 늘리고 국산목재 생산량도 430만㎥→800만㎥로 각각 늘리면 목재자급률를 25% 달성할 수 있다. 국민경제 기여도 또한 81조원에서 94조원로 약 13조원 증가시킬 수 있다. 수확한 목재 중 10%(80만㎥)를 목조건축으로 이용하면 인정되는 탄소저장량은 약 33만tCO2 이상으로 국가 탄소중립 실현에도 크게 기여할 수 있다.
산림청은 목재생산부터 소비까지 디지털정보화 및 민·관 협력모델을 운영하는 목재유통체계 선진화를 위한 통합시스템 구축을 오는 2024년까지 구축할 계획이다. 무엇보다 국민의식 전환이 필요해 보인다. 나무가 나이가 들어 가치를 잃고 있어도 ‘멀쩡한 나무를 왜 베냐’는 인식이 팽배해서다. 그동안 심은 나무를 썩을때까지 보존하는 게 아니라 목재로 가치가 있을때 사용하고 다시 심어 선순환 체계를 만들어야 한다는 주장에 힘이 실리고 있다. 나무를 심고-가꾸어-활용하는 ‘산림순환경영’을 통해 산림산업과 목재산업을 육성하고, 일자리 창출 등 지속가능한 경제임업을 구축해야할 시기다. 산림청 관계자는 “선진국형 산림경영관리를 통해 산림르네상스 시대를 열어야 할 시기를 맞았다”고 강조했다.
대전=임호범 기자 lhb@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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